12개월령 거세해 25개월 출하… 중등육 생산으로 자급률 높여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우리나라 수소의 95.6%는 고급육 생산을 위해 6∼7개월령쯤 거세해 30개월까지 살을 찌워 키운다. 나머지 거세하지 않은 수소들은 22개월쯤 출하해 육회용, 양념용 고기로 판매한다.

한우 사육 마릿수가 내년에 32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수소 사육 방식 변화를 통해 수급을 조절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수소 사육 기간과 생산비는 줄이면서도 소득은 기존과 비슷하게 얻을 수 있도록 거세 시기를 조절해 중등급 소고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육 방식을 제시했다.

수소를 비 거세, 12개월 반 거세, 12개월 일반 거세(만기 거세) 총 3개 집단으로 나눠 사육한 뒤 25개월에 출하해 소득과 고기 품질 등을 비교한 결과 출하 체중은 비 거세 800.5㎏, 반 거세 763.3㎏, 만기 거세 740.2㎏으로 비 거세와 반 거세의 출하 체중이 만기 거세보다 많이 나갔지만 육질은 비 거세, 반 거세는 2∼3등급, 만기 거세구는 1∼2등급 내외였다.

이에 따른 마리당 소득을 살펴보면 비 거세, 반 거세는 100만원 미만이었고 만기 거세는 약 232만 6000원으로 31개월 출하 전국 평균 소의 소득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고기의 주요 성분은 비 거세‧반 거세의 수분, 단백질, 보수력 등이 만기 거세보다 높았지만 근내지방(결지방) 함량은 만기 거세가 더 높았다. 만기 거세구의 근내지방 함량(12% 수준)은 미국산 프라임급 소고기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고기색의 밝기와 맛을 좌우하는 연도와 다즙성, 향미, 기호도, 단맛 등도 만기 거세가 비 거세‧반 거세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한만희 소장은 “이번 기술로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면 41%에 불과한 국내산 소고기의 자급률을 높이고 마릿수 증가에 따른 수급 조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실험 대상 한우는 13∼18개월령까지는 곡물사료를 체중비의 1.8% 정도로 주고 25개월까지는 사료를 자유롭게 먹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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