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선녀별레집게벌 들여와… 방제 예산 절감 기대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이 외래 해충 미국선녀벌레의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 대량 증식에 성공했다.

미국선녀벌레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해충으로, 2009년 서울과 밀양에서 처음 발견된 뒤 해마다 발생 지역과 면적이 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123개 지역에서 발견돼 농가 피해와 방제 비용 증가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농진청은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와 국제협력 사업으로 선녀벌레집게벌을 국내에 도입하고 증식을 위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에서 도입된 선녀벌레집게벌의 암컷 성충은 미국선녀벌레의 어린 애벌레(1∼3령)를 잡아먹고, 성숙한 애벌레(4∼5령)의 몸에는 알을 낳는다.

선녀벌레집게벌이 낳은 알은 미국선녀벌레 애벌레의 몸에서 부화한 후 기생이 끝나면 몸 밖으로 탈출해 고치를 만드는데 이때 미국선녀벌레 애벌레는 죽게 된다.

농진청은 도입된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증식을 위해 약 2.5m 높이의 대형망실을 설치하고 미국선녀벌레 기주식물로는 뽕나무를 선택해 야외에서 채집한 미국선녀벌레 약충을 대량으로 접종한 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어른벌레 20마리를 방사했다.

실험 결과 1000여개의 고치를 얻었으며 이는 선녀벌레집게벌 1마리당 미국선녀벌레 50여마리를 방제할 수 있는 양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농진청은 이 고치로 국내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이 성공적으로 겨울나기가 가능한지 고치가 어른벌레로 언제 나타나는지 등을 조사해 앞으로 대량 증식과 야외 방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김현란 작물보호과장은 “이번 연구로 미국선녀벌레의 주요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이 안정적으로 야외에 정착된다면 방제 예산을 줄이고 농림 생태계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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