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편집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우리나라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한다. aT 이병호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가진 농업인단체장과의 경영간담회에서 “aT의 목표는 국내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분명히 했다. 현장 농어업인들 사이에서 아직도 농수산물 수입이나 하는 기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aT가 이같은 목표를 정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이날 aT는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설명하면서 ‘핵심사업의 공익적 기능강화를 통한 지속가능 농업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본연의 사업인 농수산물 수급안정과,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급안정사업에 있어서는 국내 농산물 자립기반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채소류 3만5천톤과 콩 등 두류를 수매‧비축하고, 국산밀 1만톤을 수매해 자급률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TRQ(저율관세의무수입량) 운영은 국내 수급과 품목별 특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쌀값 안정을 위해 국내쌀 매입과 해외원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농민은 팔 걱정, 국민은 안전 걱정 없는 유통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지역농산물 공급거점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등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직거래와 연계한 지역단위의 푸드플랜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의 기능을 확대하고 급식 안전망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는 수출환경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내 농산물의 가격지지 및 국내 생산기반 유지, 농가소득 제고 등에 기여하는 효과가 큰 신선농산물 중심의 수출지원사업으로 개편을 계속하고, 유망품목을 발굴해 동남아와 중국, 일본 등 주요 수출국별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한다고 했다. 이외에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외식산업의 육성 지원 등을 통해 국산농산물 사용 확대를 도모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란다.

aT의 이같은 사업추진방향은 국내 농업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특히 농수산물 수급조절을 위해 우리 농수산물을 적극 수매·비축하고, 국내 생산량이 극히 적은 두류와 밀 등의 자급률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여기에 로컬푸드 활성화와 지역단위의 푸드플랜 구축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학교 등 공공급식의 안전성과 친환경 농업, 지역순환 경제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과거 농수산물 수급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국내 농업‧농촌‧농민은 아랑곳없이 수입에만 열을 올리면서 ‘농수산물수입공사’라는 별명 아닌 별명을 얻으면서 농어업인들의 큰 반발을 샀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마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aT의 목표인 ‘국내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들은 일단 긍정적이다. 개방화‧고령화 등 갈수록 농업이 어려워지는 여건에서 ‘농업인은 걱정 없이 농사짓고 국민은 안심하고 소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은 단순히 구두선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통해 aT가 농어업인을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업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