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기후변화 따른 농업생태계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농경지 서식생물이 기상 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기후변화가 농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전국 식물, 나비, 거미 등 농업생태계 서식 생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상 생물은 기후변화 민감도, 농업생태계 상징성, 대중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식물 7종, 논 수서생물 7종, 나비 4종, 거미류, 양서류 등이다.

농진청 연구진이 서양민들레를 해남, 부안, 당진, 철원 등 위도별 4지역에서 실시간 관찰한 결과, 3월 평균기온이 1℃ 올라가면 꽃피는 시기가 약 6일 정도 빨라져 개화시기와 3월 평균기온과의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배추흰나비와 노랑나비는 기온이 일찍 상승하는 남쪽에서 빨리 출현하고 관찰횟수도 많아진 반면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출현시기가 늦어지고 출현횟수도 줄어들었다. 호랑나비는 충청, 강원권에서 봄형과 여름형이 시기별로 뚜렷하게 나눠졌으나, 남부지방에서는 구분이 불분명하고 여러 번 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거미류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전체 종수와 개체수는 증가하지만 종다양성은 감소했으며 또한 생태적으로 그물을 쳐서 먹이를 사냥하는 조망성 거미류는 감소하고, 그물을 치지 않는 배회성 거미류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서류 4종을 대상으로 출현일의 변화와 연관된 환경요인을 분석한 결과, 2016∼2018년 3년 간 경칩개구리, 두꺼비, 수원청개구리의 첫 출현일은 뚜렷한 변화가 없었으나 도롱뇽의 첫 출현일과 최다출현일은 매년 늦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7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학회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생태계 실태조사 및 영향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됐으며 연구 결과는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47조 2에 의거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20년 대국민 공표할 예정이다.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 장은숙 과장은 “농업생태계 내의 생물 서식지 및 생물 계절이 기후변화에 따라 변하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며 “농업생태계의 기후 영향은 장기적인 생물 관찰과 시공간적 변화량 조사가 뒷받침돼야 하므로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민감한 농경지 서식 생물 실태 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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