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서‧남해 지역서 잇따라 발생 확인, 조기발견 중요”

일출 전‧일몰 후에 방제해야, 여러 약제 번갈아 사용 권장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주로 옥수수의 잎과 줄기를 갉아 먹어 큰 피해를 주는 열대거세미나방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8일 전남 여수, 해남, 보성과 내륙지역인 경남 밀양의 옥수수 재배포장(밭)에서 열대거세미나방 발생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지역은 열대거세미나방 확산 방지를 위해 방제작업을 마무리 했으며, 지역 농촌진흥기관과 추가 발생 확인을 위한 예찰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달 13일 제주 동부 구좌읍과 조천읍에서 첫 발생이 확인된 뒤 전남 무안, 전북 고창 등 서‧남해 지역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되고 있다.

농진청은 특히 열대거세미나방 암컷 성충 한 마리가 최대 1000개의 알을 낳고, 바람을 타고 하룻밤에 100km이상 이동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서‧남해 지역 외 옥수수 주산지인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에서도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어린 옥수수 이외 다른 농작물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대거세미나방 개체수가 증가함에 따라 수수, 생강, 벼 등 다른 벼(화본)과 식물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농진청은 열대거세미나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등록된 약제를 이용해 신속하고 올바른 방제작업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애벌레의 발육단계가 낮을수록 방제효과가 높으며, 특히 2~3령 애벌레는 주로 옥수수 포엽(어린 잎 부위) 안쪽에 깊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약제가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살포해야 한다. 또한 애벌레와 성충은 모두 야행성 이므로 방제작업은 해 뜨기 전이나 해가 진 뒤에 하는 것이 좋다.

농진청은 방제작업에 사용하는 약제로 인독사카브 또는 클로란트라닐리프롤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추천하면사, 한 가지 약제를 사용하기보다 작용 기작이 다른 약제를 여러 개 번갈아 사용하는 편이 좋다고 권장했다.

농진청 재해대응과 정준용 과장은 “옥수수 외 다른 작물에서도 발생할 우려가 있어 지역 농촌진흥기관에 예찰과 방제 강화를 당부하고 있다”면서 “열대거세미나방 조기 발견을 위한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 2016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확인된 뒤 지난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됐다. 올해는 1월 중국 남부 운남성에서 발생한 후 6월 말까지 광둥성, 강서성, 절강성, 산동성 등 19개 성에서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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