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0.1.21 화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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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산업 지속가능성, 농지 집단화‧규모화에 있다”<3>벼 재배장인-경남 산청군 신안면 안재현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쌀은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우리의 주식이자 문화의 중심이다. 앞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의 전통이기도 하다. 쌀이 재고 누적과 소비 감소, 수입개방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꿋꿋하게 한평생 쌀 농업을 지키는 벼 재배 장인들이 있고, 쌀 유통·가공 등의 신 루트를 개척해 쌀 소비에 앞장서고 있는 청년농부 등이 있는 한 대한민국 쌀산업은 지속가능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 기획으로 벼 재배장인과 청년농부 등을 발굴, 이들의 활동상을 통해 미래 쌀산업 방향을 6회에 걸쳐 엮는다.

 

“벼농사, 축산업 연계 등 복합영농으로 자연순환 방식 농업 추진해야”

“모 적게 심고 퇴비 적기 살포 강조… 수제맥주 가공 등 사업 다각화도 적극 나서”

안재현 회장이 경남 산청군 신안면에 위치한 자신의 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쌀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산 우수 종자를 활용해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축산업 등을 연계한 복합영농을 추진한다면 쌀 산업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벼농사를 짓고 있는 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고리 영실영농조합법인 안재현(56) 회장은 대한민국 쌀산업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지난 2017년 제 22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을 만큼 농업 분야, 특히 벼농사 부분에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이다. 그는 농지의 집단화와 규모화 추진을 위해 영실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21살 때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 안 회장은 딸기 하우스 재배로 농사에 입문했다. 그러던 중 농사에 열의를 보이는 그를 기특하게 여긴 선친이 안 회장에게 논 600평을 양도해주면서 벼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안 회장이 벼농사에 집중하게 된 것은 사고로 부모님을 동시에 잃는 비극이 찾아오면서 부터다. “딸기 하우스 농사에 재미를 느끼고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던 와중 재배를 틈틈이 도와주시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동시에 세상을 떠나시며 딸기 농사를 더 이상 못 짓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기계로 100% 가능한 벼농사로 전환을 하게 됐고 내 이름으로 판매까지 직접 하자는 목표가 생겨 정미소도 짓게 됐습니다.”

안 회장은 현재 약 90ha(27만평)의 면적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600평으로 시작했던 벼농사가 불과 20년 만에 90ha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우수한 국산 벼종자의 개발‧보급과 경축순환농업을 꼽았다.

“외국산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품질을 가진 국산 종자가 개발‧보급되면서 밥맛도 좋아지고 벼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의 삶의 질도 훨씬 향상됐습니다. 다양한 국산 벼 품종을 재배하고 있지만 그중 새일미를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새일미는 병충해에 강해 수월하게 우수한 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며, 단백질 함량이 낮은 기능성 품종으로, 쌀을 살찌는 곡물로 인식하는 현대인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품종이다. 또한 정부에서 공공비축미곡으로 매입하는 쌀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품종중 하나다.

안재현 회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축산업을 연계한 복합영농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번 강조했다.

벼농사와 더불어 한우 300두도 함께 사육하고 있는 안 회장은 경축순환농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90ha 면적 중 50ha에서 총체벼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을 생산해 사육하고 있는 한우 먹이로 활용하고 있으며 발생하는 우분은 퇴비화 시켜 논에 뿌리고 있다.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퇴비가 필수이기 때문에 복합 영농으로 한우 사육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논에 퇴비를 뿌리게 되면 벼의 생육상황이 좋아지고 병해충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밥맛도 화학 비료를 줬을 때보다 훨씬 좋습니다.”

대부분의 농사 기술을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는 안 회장은 고품질쌀 생산을 위해서는 모를 적게 심고 퇴비를 적기에 시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도복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댈 때와 뺄 때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벼농사에서 최고의 기술은 모를 적게 심는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포기당 20~30개를 심는데 그런 상태로 올라오게 되면 벼의 모가지가 짧아지기 때문에 평균 3~4개를 잡아 모가지를 길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벼의 도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물을 뺄 때는 완전히 빼고 댈 때는 확실히 대야 벼가 튼튼히 자라고 태풍이 와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퇴비를 주는 것도 시기를 잘 정해 줘야하며 논마다 토질이 다르기 때문에 시비량도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산청군에서 가장 큰 규모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안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보다, 더 큰 성공은 두 아들이 영농 후계자로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아들과 함께 벼농사 100ha, 소 1000두 사육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요즘 청년들은 농사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군대에 가 있는 두 아들은 일찌감치 저의 뒤를 이어 농업인의 길을 걷겠다고 해 기쁩니다. 아버지로서, 선배로서 두 아들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 부자가 목표로 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안 회장은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농업인과 정부가 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국가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농업인들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1차 산업을 지키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1차 산업이 번창해야 2차, 3차 산업도 성공하는 것이 경제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원리를 정부에서 잘 인식해 농업인들에게 지원해줄 것은 해주면서 농업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농업인들 또한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춰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타공인 벼농사 전문가 안 회장은 우리나라의 쌀 산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미래는 밝다고 믿는다. 그는 벼농사 단지화와 전업화, 축산업 연계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기계화를 바탕으로 한 단지화‧전업화가 이뤄지면 청년들도 벼농사를 짓는데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또한 쌀을 생산해 무조건 사람이 먹는다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축산업을 하며 소에게 먹여 고품질 고기를 생산하는 등 쌀이 활용될 수 있는 경로는 무궁무진하다고 믿습니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안재현 회장의 수제맥주 가공공장 내외부 모습

한편, 안 회장은 어려운 농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벼농사뿐만 아니라 한우 직판장 운영, 수제맥주 가공, 수제맥주 판매장 운영 등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호동 기자  lhd037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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