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9.18 수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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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경제보복이 식량자급에 주는 교훈

[전업농신문=편집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핵심부품의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이 내린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

이유야 어떻든 직격탄을 맞게 되는 삼성 등 대기업들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 이번 기회에 반도체 첨단소재 등을 자급해야 한다는 등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려 있으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는 우리의 농업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식량자급이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하위 수준으로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2017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50%에 가깝지만, 이는 그나마 104%의 자급률을 갖고 있는 쌀이 포함된 때문이며,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3.4%에 불과하다. 특히 제2의 식량인 밀과 콩의 자급률은 각각 1.7%, 22%로, 거의 대부분이 외국산이다.

국내 식량자급 기반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경지면적은 159만6000ha로 5년 사이 여의도 면적의 397배인 11만5000ha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각종 개발사업이 잇따르는데다 도시기반 확충에 따른 대규모 공장, 주택, 공공시설 등의 건설로 농지가 계속 훼손돼 온 탓이다.

만일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같은 사태가 농업분야에 발생해 식량 수입에 차질이 온다면, 그 파장은 상상할 수가 없다. 반도체 핵심소재 자급 등은 일정한 손해를 감수하면 해결이 가능한 일이지만, 식량자급 기반은 한번 훼손되면 영원히 복구가 어렵다.

이미 전 세계는 식량무기화를 우려해 왔다. 식량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들은 일부에 편중돼 있으며, 그것도 농식품복합체인 몇몇 다국적기업에 장악돼 있는 상황에서 식량자원 확보 전쟁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빈번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의 식량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영국‧프랑스‧스웨덴‧독일 등의 선진국들이 농업분야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불하면서 식량자급률을 100% 이상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유다.

최근 일각에서 미래예측 시나리오별 식량수급 계획 수립과 관련 예산 반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식량안보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식량자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남북분단의 현실 속에서 북한주민을 위한 식량지원과 곧 다가올 수도 있는 통일 후의 한반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식량자급은 단순히 농업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식량안보라는 차원에서 국가 구성원 모두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식량자급의 최일선에서 땀흘리고 있는 농민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모든 국민들이 나서 적극 도와야 한다.

범국민적 공감대 속에 식량자급은 국가정책에서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며,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 내년 예산 편성에서 국가 전체적으로는 올해보다 6.2% 늘리면서, 국민의 먹거리를 공급하고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농업분야 예산을 4%나 줄이려는 시도는 더욱 안될 일이다.

편집부  news@p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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