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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관련산업 협업, 쌀 시장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4>청년농부-전남 보성군 벌교읍 ㈜우리원 대표 강 선 아[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유기농업 명인 선친 영향, 20대 중반에 귀농

해외 벼종자 국내 맞게 개량, 종자관리 만전

오색미‧키스미 등 가공제품 개발…소비자 인기

 

귀농 청년, 눈 앞 성과보다 여유 갖고 버텨야

유입 정책 앞서 기존 귀농인 유실방지책 필요

젊은층 대상 농업‧농촌 흥미 일깨우는 교육중

강선아 대표가 전남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 소재 본인의 논 앞에서 ㈜우리원에서 판매중인 강대인 생명의 쌀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우리나라 전통 중 으뜸은 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쌀 산업의 중요성은 수백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바뀌어 가는 트렌드에 발맞춰 농사를 짓는 농업인과 이들을 지원하는 산업군들이 잘 어우러진다면 쌀 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 ㈜우리원 농장의 강선아 대표(36)는 23일 전업농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히며 우리나라 쌀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농업인과 관련 산업군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07년 대학을 졸업한 후 부친인 우리나라 유기농업 선구자 고(故)강대인 명인의 농사를 잠시 도우러 고향에 내려왔다가 농업에 완전히 발을 들이게 됐다. 강대인 명인은 1979년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995년 국내 최초 벼 유기재배 품질인증을 획득한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산증인이다.

평소 선친이 하고 있는 유기농업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강 대표는 한국벤처농업대에서 진행된 선친의 강의를 듣고 농사에 입문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았고 언론에서 취재를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아버지의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잘 알지 못했다”며 “그때 강의를 통해 아버지가 살아오신 삶을 이해하게 됐고 유기농업에 대한 철학과 신념에 공감하게 돼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대를 이어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기농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유기농업이란 가치를 지켜온 그동안의 아버지 모습을 떠올리며 단순히 농사를 물려받는 것이 아닌 유기농업에 대한 아버지의 철학, 신념을 이어가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강 대표는 보성군 일대에서 해외 우수 벼종자를 지역 토질에 맞게 개량해 11ha 규모로 벼농사를 짓고 있다. 대부분의 품종은 그의 선친인 강대인 명인이 들여와 개량한 것으로 강 명인은 전 세계 곳곳을 직접 다니며 우수한 품종을 선별해 오려는 노력을 지속했다고 한다.

특히, 강 대표가 운영 중인 ㈜우리원의 대표 품종 ‘흙향미’는 그의 선친이 중국의 한 박물관에 갔다가 향에 반해 들여온 품종이며 국내에서 흔하게 재배되고 있는 녹원찰벼 품종의 어미 품종격인 ‘녹미’ 품종 또한 일본 친환경 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들여와 우리원에서 증식재배를 하게 됐다고 한다.

강 대표는 “아버지가 유기 농업을 처음 시작하신 7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일벼 증산정책이 한창이었기 때문에 유기농업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했다”며 “아버지가 해외에서 종자를 들여와 우리 토양에 맞게 개량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것은 물론 종자포 운영, 토종종자 발굴 등의 노력을 지속했기 때문에 지금은 9가지 품종을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종자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온탕 소독은 물론 94가지의 발효 엑기스를 희석한 물에 종자를 침종 시켜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종자를 관리하게 되면 싹과 뿌리가 동시에 발아가 되고 면역력이 강해져 병충해가 와도 거뜬히 이겨낸다고 한다.

또한 논에 직접 모판을 깔아놓고 기르는 포트묘이앙법으로 영양분 흡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모를 1~2포기씩 넓게 심어 뿌리가 넓게 퍼지고 대가 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몇 년 전 지역에서 멸구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저희 논에서는 벼 대가 건강하게 자라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며 “종자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강한 종자로 농사를 지으면 제초나 방제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우리원에서 판매 중인 한끼용 쌀 ‘키스米’(왼쪽)와 자체 쌀 도정 공장 모습.

아버지로부터 농사에 관한 많은 기술을 전수 받은 강 대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농사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쌀 가공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소득 창출에도 나섰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히는 ‘오색미’는 오방색에 맞춰 흑미, 녹미, 적미, 찹쌀, 현미를 섞은 것으로 1kg당 1만원이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강 대표가 2011년 직접 개발한 ‘키스 미(米)’ 제품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쌀로 젊은층에서 호응이 상당히 좋다. 우리원에서는 이들 두가지 제품을 포함해 1년에 약 300톤 정도의 쌀을 판매하고 있다.

강 대표는 “소비 트렌드는 갈수록 간편식으로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건강한 HMR(가정간편식)을 만들어 서구화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우리 농산물을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창립한 청년농업인연합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강 대표는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조급함보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농부들이 조급함을 가지는데 정부의 농정정책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귀농을 희망하거나 귀농을 한 청년들이 조급함을 보이며 수치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버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각자의 계획을 정부의 정책에 맞추는 것이 아닌 계획을 세운 후 본인들에게 맞는 지원 사업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나 기관 쪽에서도 귀농 청년들의 초창기 유입에만 신경을 쓰며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고 있는데 이보다 중요한 것이 이미 귀농을 한 청년들이 다시 도시로 떠나지 않도록 하는 유실방지책 마련”이라며 “기존 청년 귀농인들이 농촌에서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과 신규 청년 귀농인들을 위한 사업들이 균형을 이뤄야 청년들이 농촌에 마음 편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 대표는 운영 중인 우리원에 교육장을 설치하고 젊은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농업‧농촌‧농산물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는 교육을 직접 실시하고 있다. 우리원 교육장은 WPL 현장 실습장 및 교육농장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호동 기자  lhd037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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