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9.19 목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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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업인과 협업, ‘농업은 미래성장산업’ 입증할 것”<6>청년농부-경남 하동군 농업회사법인 (주)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 오천호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지역산 최고급 쌀 등 이용 가공식품 생산

‘로컬푸드 융복합사업’ 성공 100억대 매출

211농가서 40억원 규모 유기농쌀 등 구매

 

‘농업-기업 상생 협력대회’ 최우수상 뿌듯

평사리 들판 83만평 황금들녘으로 바꿀 것

지붕없는 쌀 박물관, 농민요양병원 등 추진

오천호 대표가 지난 12일 직원들을 위해 회사 1층에 마련한 카페에서 전업농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업농신문=장용문 기자] “이 나라 농업인들은 대한민국 국토를 관리하는 조경사입니다. 이들 농업인들과 상생‧발전하면서 농업이 사양산업이 아닌 미래성장산업이라는 것을 꼭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소재 농업회사법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오천호 대표(37)는 지역 농업인과의 협업을 통한 성공적인 로컬푸드 융복합 사업 추진으로 지난해 매출 7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예상 매출액이 150억원에 달하는 귀농 청년농부다.

오 대표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죽 사업을 하다 2011년 경남 하동으로 귀향해, 친환경 농산물 유통을 하면서 이듬해 이유식 제조업체인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을 설립했다. 지리산 인근에서 생산되는 쌀을 비롯한 청정농산물을 이용해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해 지역 농업인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자타가 성공한 귀농인이라고 명성이 자자하지만, 설립 초기만 해도 집안의 반대와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상당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벼농사를 짓고 있는 부친께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농업 분야에 뛰어들겠다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건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야간에 대리운전까지 해야 했습니다.”

오 대표는 지역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등을 결합해 도시에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농촌 지역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을 증대시키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초기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래서 지리산 인근에서 생산되는 청정농산물을 이용한 유기농 가공제품을 생산했고, 차별화한 배송시스템을 채택했다. 하동 유기농 쌀, 솔잎 한우, 방사 유정란 등 지역 농특산물을 구매해 영유아 가공식품을 만들고, 안전한 이유식 포장용기, 특허 받은 보냉박스를 활용한 신속한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이 결과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은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 신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지역 내 211개 농가로부터 친환경 쌀 등을 수매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지역농산물 매입액만 40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 농가에게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대가로 연간 8000여만원의 간접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속적인 판로 개척 노력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망에 입점해 있으며, 소비자 회원도 15만명 정도 확보했다. 직원 채용 규모도 2013년 8명에서 올해는 52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직원들은 대부분 지역청년과 귀농인, 다문화 가족 등 100% 지역인력이다.

오 대표는 특히 이유식 등 가공식품 원료로 80% 이상 사용되는 쌀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고급을 쌀을 고집한다. 그래서 지난 2010년과 2015년 소비자 식미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진수미’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진수미’ 품종은 농촌진흥청에 2008년에 개발한 밥맛이 우수한 최고품질 쌀이다.

오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7000여평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쌀을 비롯한 밤, 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보니까 쌀 품종 중에는 ‘진수미’가 가장 지역의 토질 등에 적합했습니다. 흑미와 녹미 등도 함께 재배하면서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최고급 재료를 찾고 있습니다. 이곳은 영유아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안전한 재료를 선발해서 인근농가에 재배를 권장하는 일종의 테스트 농장입니다.”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원료로 80% 이상 들어가는 쌀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최고급쌀을 사용한다. 사진은 물고기가 지은 생태둠벙 쌀 수확 모습.

오 대표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생태둠벙(웅덩이) 농법으로 생산된 친환경 쌀을 시용하기로 했다. 오 대표는 지난달 초 생태둠벙 쌀을 생산하는 농가와 수매계약을 체결했다. 40kg 1가마당 정부 수매가격보다 1만원 높은 가격으로 둠벙 쌀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생태둠벙 농법은 둠벙에 입식한 물고기가 둠벙과 벼논을 오가며 해충·벌레 등을 잡아먹는 대신 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유박, 깻묵, EM발효액만 투입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물고기가 지은 생태둠벙 쌀은 농자재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되는 만큼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이미지와 브랜드에 잘 맞았습니다”라고 계약배경을 설명했다.

오 대표는 농촌사회 공헌활동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지역인력 고용창출은 물론 저출산 고령화 극복을 위한 이유식 지원,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쾌척, 소외된 취약계층 자녀 후원 등이 그것이다.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2000여명에게 6억2500만원 정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대표의 이같은 노력으로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받은 상은 이루 셀 수가 없다. 2016년 12월 농촌 융‧복합산업 육성 국무총리 표창, 2018년 7월 사회적기업 활성화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에 이어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가공부문신지식농업인 선정과 제5회 한광호농업인상 등을 수상했다. 이중 한광호농업인상으로 받은 시상금 2000만원 전액은 지난해 지역주민 자녀들의 해외견학 등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천호 대표가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가공식품 원료로 수매하고 있는 쌀 재배농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상은 바로 2017년 11월 농식품부 주최의 ‘농업과 기업의 상생 협력 경연대회’에서 받은 최우수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대회에서 CJ 햇반 등 대기업을 누르고 중소기업에서 유일하게 수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저희가 지역주민과 상생하면서 걸어온 길을 인증 받은 것이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그 어떤 훈장보다 더 좋습니다.”

오 대표는 현재 50억원의 규모의 매출을 더 올리기 위해 제2 공장을 증설 중이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지속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농가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다. “공장 증설로 실버푸드 상품화와 가공식품 생산량을 현재보다 5배 이상 높여 지역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를 보다 많은 분들에게 공급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이유식 등 가공식품의 대북지원도 추진할 것입니다”

오 대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바로 지리산 인근 평사리 들판 83만평을 황금들녘으로 바꿔 지붕이 없는 쌀 박물관을 만들면서, 이곳에 수영장과 숙박시설을 갖춘 ‘팜핑’(글램핑 호텔)을 설립해 쌀을 관광상품화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민을 위한 요양병원을 짓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오 대표는 끝으로 하늘과 땅, 물을 살리는 친환경농업과의 공존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하동은 2072년에 사라진다고 말할 정도로 소멸 위험이 큰 지역입니다. 지역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져야 하고, 청년 농업인이나 젊은 기업인들이 보다 많이 들어와야 합니다. 특히 하동 땅을 보전하면서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지역의 농업인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돌아가야 합니다. 농업과 공존하면서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반드시 성공해서 지역소멸을 막는데 일조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활기찬 공간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장용문 기자  jym@p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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