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0’분과 종합토론 논의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공익직불제로의 개편 논의와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농업전망2020'에서는 공익직불제 개편과 향후 전망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서울 잠실=이태호기자]

[전업농신문=이태호기자] 공익직불제 개편 효과로 기존 목표가격제 유지에 비해 중장기 벼 재배면적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소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농업전망2020’에서는 농업계 최대 화두인 공익직불제 개편과 관련한 발표에 농업인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오후세션 2부 1분과 ‘공익직불제 어떻게 개편되나?’ 발표에서는 김태훈 농촌경제연구위원이 공익직불제 개편 배경과 경과, 개편 법률 내용과 직불제 개편 모습 및 세부 내역별 접근 방향에 관한 발표와 설명이 이어졌고,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농식품부 박수진 식량정책관을 비롯한 패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직접지불제인 직불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와 주장은 그동안 농업계 안팎에서 꾸준하게 제기돼 왔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공익직불제로의 개편 논의와 추진이 본격화됐다.

공익직불제로의 개편 추진이 본격화된 이유는 그동안 중시했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환경적 측면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농업・농촌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촌경제연구원 김태훈 연구위원이 공익직불제 개편과정과 관련법령,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발표에서 농촌경제연구원 김태훈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농업정책의 핵심 정책 수단인 직불제 개편이 그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나면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있는 반면, 생산주의 농정으로 인해 농산물 안전성 문제, 농업・농촌 환경 부하 문제 등 부정적 외부효과가 빈번하게 발생해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직불제 개편은 시장 개방, 제도 개편에 따른 피해보전과 소득보전을 주목적으로 운용되었던 현행 직불제를 쌀 수급불균형, 형평성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도록 공익 증진 활동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농직불과 관련해서는 "지급액은 소농직불 대상 농가가 기존에 수령하던 직불금보다 많아야 대농과 소 농 간의 형평성 악화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최소한 과거 지급실적보 다 많은 농가당 100만 원 이상(논 진흥면적 기준으로 2013~2017년 평균 지급 실적은 0.5ha 기준) 92만 원 수준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익직불제 개편으로 농가의 자율성과 시장 기능이 제고되지만 농가입장에서는 수급 및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변동직불제가 기본직불에 통합되면서 쌀 농가의 수급 및 가격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직불제 개편의 연착륙을 위해 경영 안정을 위한 방안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내원 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가운데)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에서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환경 개선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유럽에서는 환경단체들이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유도하고 있다. 일부 농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의 갈등 부분들까지도 통합해 해결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환경과 농업에 관한 구조에 대한 일원화는 아니더라도 정책에 대한 일원화는 필요하다”고 밝히고, “환경부와 국토부, 농식품부가 긴밀하게 정책들을 연결한다면 훨씬 더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

임정빈 서울대교수는 SPS(식품동식물검역규제협정)와 관련해 조직 내 전문 인력 육성에 대해 강조했다. 임 교수는 “동식물 검역과 관련 된 과학기술적 전문인력인 국제통상 전문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FTA 등 여러 국가와 무역자유협정이 체결되면, 우리 농산물 무역이 어떤 포지셔닝을 가질 것인가, 글로벌 환경에서 한국농업이 고부가가치를 위해서 어떤 위치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가지고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농정전환이 좋은 방향으로 공익직불제를 통해 이뤄지지만 5월 1일부터 시행하기에는 아직도 준비기간이 부족하고 학자로서 아쉬움도 있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만약 국민적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농업계의 부정적 시각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에 보다 치밀한 준비가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 박수진 식량정책관은 시행기준 상황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공익직불제의 핵심이 소농직불인데, 과거 직불이 농어민 단체 지급이라면, 소농직불은 농가단위 지급이 핵심이다. 소농의 범위와 단가 정하는 것과 소농직불 대상이 아닌 면적직불에 대해서는 구간과 단가, 상한을 어느 수준에서 정할 지가 쟁점이다. 세부내용을 어떻게 설계할지, 선택직불의 내용을 어떻게 가져갈지와 부정수급과 관련한 사항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농직불은 일정 경영 규모 미만의 농가 중 영농 종사 기간, 농촌 거주 기간, 소득조건 등의 요건을 충족한 농가에 한해 면적직불 대신 규모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일정 금액의 직불금을 지급하는 취지다. 설계할 때 고려사항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하면서도 농촌 현실을 감안한 수용성과 공동체 활동, 영농기록, 경영체등록 등 여러 사안들을 검토해 질적 수준들을 시행과정에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정책관은 “무엇보다 개편된 직불제는 기본직불 중심이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은 선택직불이 보다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앞으로 선택직불의 확대가 필요하다. 추진 방안과 함께 제도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신청단계에서 맞지 않는 부분들은 걸러내고, 환경, 생태, 지역사회 유지 등을 고려한 제도점검와 꼼꼼한 직불제 설계를 통해 논란을 최소화 하고, 앞으로 좀 더 보완해 새로운 부분들을 발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 5월 시행을 앞두고, 4월 말까지 공익직불제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익증진직불법에 근거한 직불제 개편 모습은 현행 쌀직불제, 밭농업직불제, 조건불리지역직불제는 기본직불로, 친환경농업직불제와 경관보전직불제는 선택직불로 통합된다.

경영이양직불제와 피해보전직불제, 폐업지원은 법률에서 별도로 규정한 것이 없어 현재의 제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직불제 개편이 마무리되려면 구체적 기준과 대상, 방식 등 세부시행 방안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조속히 시작돼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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