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편집부] 앞으로 4년간 농협중앙회를 이끌 제24대 회장에 이성희 전 낙생농협(경기 성남) 조합장이 당선됐다. 1월 31일 치러진 이번 선거에는 모두 10명이 출마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성희 후보가 전체 유효 투표수 293표 중 60.4%인 177표를 얻어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1988년 선출직으로 전환한 이래 수도권에서 최초로 뽑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이사를 거쳐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7년간 역임하는 등 농협중앙회 개혁과 발전에 앞장서 왔다는 내부 평가를 받아 왔다. 이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 △4차산업 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 구축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년 추진방안’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리는 이성희 24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몇가지 고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공익 직불제를 비롯한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포기 선언과 농축산물 완전 개방 하에서의 수급관리 시스템 구축 등 각종 농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이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농가 기본소득체계 구축과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으로 대표되는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둔다. 이중 농업인월급제 및 농민수당과 농업인 퇴직금제도는 농가의 소득안정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실현돼야 할 공약이다.

그러나 농협의 힘만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과제다. 바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농업인월급제나 농민수당은 현재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지급액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면서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의지와 함께 통일된 지침이 필요하며, 국회가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농정활동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 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또한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도 농업인들이 애써 생산한 농축산물을 제값 받고 안정적으로 잘 팔아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이 회장이 밝혔듯이 농축산물 생산을 사전에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기존의 유통경로를 파괴해 새로운 유통경로를 구축하는 것은 전국의 농협 조직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울러 시대 변화에 맞춰 4차산업 혁명을 바탕으로 디지털농협을 만들겠다면서, 고령화와 소농구조에 적합한 인공지능(AI) 비닐하우스, 스마트팜, 농사용 드론·로봇 장비의 보급·지원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이 회장의 내건 공약은 당연히 실천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일이다. 이 회장은 농협과 중앙회의 목적을 담은 농협법 제1조와 제113조를 기본으로 한 농협을 운영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의 공동이익을 위한 연합조직으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궁극적으로 농업인 조합원의 실익 증대에 나서겠다는 대목으로 읽혀 긍정적이다. 

이 회장이 4년 임기동안 회원조합과 농민조합원을 대표해 농협 조직을 바른 길로 이끌고, 대 정부‧국회 농정활동을 강화하면서 전체 250만 농업인 조합원의 뜻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한 간선제의 마지막 농협중앙회장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업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