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행으로 생계출하 봉쇄”...출하농가 하소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부·충북지부 마니커 화물노동자들이 사측의 직접계약 약속이행 파기 및 부당해고에 맞서 전면파업을 진행하고있다.△사진자료=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업농신문=이태호기자] 닭고기, 염장육, 육가공품을 제조, 유통, 수출입하는 닭고기 전문 생산업체로 유명한 마니커의 사육농가들이 “배송기사들의 불법파업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마니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화물 배송기사들의 총 파업 감행이 지난 11일부터 이어지면서 도계장 중단으로 닭을 출하하지 못하는 애꿎은 250여 육계농가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는 것.

사건의 발단은 화물연대와 배송기사들이 지난1월 ㈜무림FLS가 수수료 착취 등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며 마니커에 직접고용을 요구했고, ㈜무림FLS과 계약 해지를 단행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마니커에서 자동계약 연장을 이유로 직접고용을 하지 않자 지난 10일 농성을 시작으로 11일 천안지역 화물노동자들과 동조해 전면파업을 강행하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마니커관계자는 "사실, ㈜마니커는 ㈜무림FLS라는 회사와 물류계약을 맺고 소속 배송기사를 통해 생닭과 가공육을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써 엄밀히 말해 배송기사들은 ㈜마니커가 아닌 ㈜무림FLS와 계약을 맺은 사실상 개인사업자로서 ㈜마니커가 직접 고용을 하는 것은 법적 권한이 없다"면서, "또한, 직접계약을 요구하는 차주들은 생계운송에 필수인 어리장 등의 차량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화물연대와 배송기사들의 총 파업으로 인해 마니커 천안공장은 10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화물연대와 배송기사들이 공장주위에 집결해 투쟁 파업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동두천공장은 입구를 불법점거해 다른 배송차량의 출입까지 봉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11일부터 닭고기 생산·유통이 전면 중단되면서 닭 납품 물량 취소와 규격 등급 하락 등 육계농가들의 피해는 커져가고 있다. 마니커 또한 1일 약 7억원 이상의 직접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니커 안한욱 사육농가협의회장은 "당장 출하해야 할 닭들이 농장에서 적체돼 애꿎은 사료만 축내고 있는 현실에 농가들은 볼모로 잡혀있다"며,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 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마니커의 경영악화는 결국 농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이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현재 코로나19로 극심한 소비위축이 진행되며 국민모두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힘든 시기에 마니커사태의 여파로 수백여 육계농가와 도·소매 소상공인, 치킨집과 닭 음식점 등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면서, "상생과 공생의 차원에서 배송기사들은 화물연대의 맹목적인 투쟁논리를 벗어나, 애먼 국민 모두가 피해보지 않도록 빠른 업무복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대해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마니커분회측은 "지난 해 마니커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현재 물류회사인 무림통운(FLS)의 수수료 착취 등 노동탄압을 공론화하고 마니커와 직접고용을 합의했다. 분회는 지난 1월 마니커 대표이사와의 면담에서 마니커와 물류회사의 계약기간 종료 후 직접고용 약속을 재확인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계약만료일이 다가오자 무림통운(FLS)은 마니커가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아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됐다고 주장하며 화물연대 서경지부 마니커분회 62명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계약해지, 부당해고를 통보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사건에 중간에 끼어있는 육계농가들은 통상 7~8회전의 닭을 사육하는데 회전수가 줄게 되면 농가들의 소득은 급감하게 될 전망이어서 사태가 원만히 수습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마니커 250 사육농가들의 소득차질과 함께 유통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당장 치킨 등 프렌차이즈 업계도 타격이 돌아오게된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수도 있어 코로나 심각 상황 등 어려운 시국에 함께 슬기롭게 타결해 나가려는 노력들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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