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유동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유동조

우리나라 축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8년 축산업 생산액은 약 19조 7천억 원으로 전체 농림업 생산액의 37.6%를 차지해 국내 농산업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

하지만 축산업의 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늘어난 가축 분뇨는 축산 냄새의 강도와 발생 빈도를 높였고 각종 민원의 원인이 되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축산 시설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관련된 민원은 2011년 2,838건에서 2017년 6,112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축산 관련 민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축산업이 2차 초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축산냄새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사료의 소화효율을 향상시켜 분변의 냄새 유발 물질을 줄이는 사료첨가제, 축사 내부의 냄새를 완화시키는 분무시스템, 집진 장치, 여과 장치 등이 있다.

또한, 축사 외부로 냄새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바이오커튼, 바이오필터, 습식세정탑(스크러버) 등의 기술도 개발됐다. 또한 요즘에는 인근 주거지역으로의 냄새 확산을 줄이기 위해 방풍림을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방풍림의 경우, 농장과 마을의 사이를 막아 축산냄새가 멀리 퍼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으며, 나뭇잎이 암모니아와 같은 가스를 흡수해 미세먼지 발생도 줄일 수 있다.

나무가 자라는 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한번 조성되고 나면 냄새와 미세먼지, 그리고 경관 개선 효과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방풍림의 긍정적인 기능으로 인해 외국에서는 가축 사육시설 주변에 나무를 심어 축산냄새의 확산을 막는데 이용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 산하의 자연자원보호청에서는 농장에서 발생하는 축산냄새와 분진을 조절해 인근 지역의 피해를 저감하는 방법의 하나로 나무를 농장 주변에 식재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도 방풍림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로 희석에 의한 축산냄새 저감 효과이다.

방풍림 설치 시 일부의 공기만 통과하고 나머지는 상부 또는 주변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축산냄새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냄새물질이 흡착된 분진의 제거 효과이다. 방풍림을 조성할 경우 풍속을 늦추는 효과가 있으며 이를 통해 분진과 미세먼지가 퇴적된다. 세 번째로 나뭇잎의 화학적 친화력으로 인하여 암모니아와 같은 냄새 유발 가스를 흡수한다.

마지막으로, 축사 주변에 나무를 식재함으로써 보다 자연적인 경관이 조성되고 냄새 저감을 위한 농장주의 노력도 드러나는 장점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가축사육 환경 개선을 위해 “깨끗한 축산농장” 조성 사업을 시작했으며 농장 환경과 경관을 중심으로 평가해 지정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도 방풍림을 이용한 축산냄새 저감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환경에서 잘 자라 최근 조경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서양측백나무의 적용성을 평가 중이다.

이는 유체와 가스의 동적인 움직임을 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해 내는 전산유체역학 기술을 이용해 방풍림이 축산냄새와 미세먼지의 주변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방풍림의 간격과 배치 등 적절한 식재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냄새와 미세먼지는 국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단 하나의 기술로만 해결할 수 없기에 복잡하고 짧은 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여러 농업기술 혁신의 노력들이 모아진다면 지속가능한 축산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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