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학인 aT 농식품유통교육원 수석연구위원

 

화훼산업이 어렵고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화훼의 국내 공급량은 매년 감소되어 ’05~’15년 기간 중에 9841억원에서 6698억원으로 31.9%가 떨어졌고 소비의 내용도 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자가소비가 아닌 경조사와 선물용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 우리나라 화훼상품의 온라인 거래실태를 화환과 꽃바구니를 중심으로 조사해 본 일이 있다. 대부분의 화원 운영자들 입장으로 보면 3단 화환은 직접적인 제작원가가 6~7만원 이상으로, 판매가격이 10만원은 돼야 정상가격으로 볼 수 있는데 조사결과를 보면 8만원 이하 상품의 거래량이 99.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5만원 이하 상품의 거래량도 26.1%에 이른다.

꽃바구니의 경우 전체 거래되는 상품의 71.1%는 비누꽃, 종이꽃 등 조화 제품이고 생화는 28.9% 밖에 되지 않으며 그 나마도 5만원 이하 저가상품 거래량이 87%를 차지한다.

물론 위 조사결과는 온라인시장 전수조사를 한 것이 아니고 대표적인 6개 온라인쇼핑몰에서 공개된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한 것이기에 정확도, 신뢰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 자료를 가지고 우리나라 화훼 소비의 현주소를 파악하기에 큰 무리는 없는 것 같다.

위 온라인쇼핑몰 화훼상품 거래실태 조사 자료를 보면 꽃 소비패턴이 생화보다는 조화로, 정상가격 상품보다는 저가상품으로 중심축이 많이 이동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시 살펴보면 아름다움, 감동, 사랑, 마음 등 꽃이 가진 본래의 가치를 향유하기 위해 꽃을 소비하는 경우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선물을 하거나 경조사에 성의를 표시하는 등 꽃 소비목적이 많이 변질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꽃은 우리의 행복한 삶의 바로미터다. 꽃은 사람의 심성을 순화시켜주고 사람과 사람간의 마음의 다리를 이어주는 매개체이기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맑고 따뜻하고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감동과 스토리가 얹혀져야 가치가 생기는 물건이며, 스스로 행복해지고,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과 사랑을 전하기에 꽃만 한 것이 없다.

우리는 온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열정으로 국내외 어려운 여건과 냉혹한 국제사회속의 경쟁을 이겨내 가며 단군 이래 최고 수준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놓치거나 상실되어가는 것도 많다. 그 중에 더 이상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휴머니즘이다. 인간존중, 경로효친, 자연친화 등 전통적인 우리의 가치는 곧 휴머니즘이고 이의 빈자리는 물질적 풍요로는 절대 채워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점점 우리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떨어뜨리게 되어 풍요롭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양산하게 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부터 꽃을 가까이하게 하고, 정부, 기업, 방송, 문화예술계가 한마음으로 꽃 소비문화 촉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하며, 온 국민이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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