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김민수 기자] #주부 A씨는 설날에 시댁을 다녀온 뒤부터 다양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종일 전을 부친 통에 손목에 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집 며느리와 비교하는 시어머니,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아가씨들을 상대하느라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가슴이 심하게 막힐 때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다.

명절을 지낸 후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명절증후군이란 명절과 관련해 생기는 불편한 증상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명절에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해 손목터널증후군, 목과 허리, 손목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적 후유증까지 나타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화병’이다.

한방신경정신과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화병은 가슴에 울화가 쌓여 나타나는 질환이다. 울화란 억울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제때 풀지 못해 생기는 화를 말한다. 설 연휴 때 무리한 가사노동과 시댁과의 갈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울화가 쌓여 가슴이 답답해지는 울화병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명절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화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린다 ▲가슴이 막혀있는 느낌이 든다 ▲화가 나면 얼굴과 온 몸에 열이 오른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난다 ▲신경이 예민해졌다 ▲한숨이 자꾸 나온다 ▲쉽게 숨이 찬다 ▲입이 빨리 마르고 갈증을 많이 느낀다 ▲밤에 잠을 잘 못 이루지 못 한다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두통증세를 겪고 있다.

이러한 화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우선 화병의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게 자하연한의원 측의 설명이다. 근본적인 화병원인은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한의학에 의하면 심장은 신체의 모든 장기에 피를 순환하게 하며, 자율신경에 영향을 준다. 정리하자면 심장은 신체활동과 정신활동을 주관하는 장기라는 뜻이다.

그런데 울화가 쌓이면 심장이 과열되는 ‘심열증’ 상태에 이른다.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심장 한 곳에만 문제가 생겨도 다른 장기에 영향이 미친다. 따라서 홧병 때문에 정신적인 증상이 생길 뿐 아니라 신체 곳곳에 원인 모를 통증까지 동반되는 것이다.

화병치료를 위해선 심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심장의 기능을 복구시켜야만 몸과 마음의 병이 치유될 수 있다. 한의원 측에 따르면 화병치료방법으로 주목받는 정심방요법은 한약, 침, 상담으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한방치료다. 시호, 치자, 석고, 황연, 황금, 목향 등의 약초로 이루어진 정심방 한약을 통해 과열된 심장에 냉각수를 보충시킬 수 있다. 그러면 과열된 심장이 정상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심장이 진정되면 몸과 마음에 나타났던 화병증상도 사라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약 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침치료 ‘정심청법’은 소부, 어제, 태백, 태연, 행간, 협계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화병치료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율신경을 바로잡을 수 있어 더욱 빠른 화병치료에 도움이 된다.

화병은 마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울화가 문제가 되어 발생한다. 때문에 물리적 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마음에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화병상담도 제공되어야 한다. 1:1상담, 인지행동치료, 가족상담 등을 통해 환자의 화병치료 의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임 원장은 “명절을 보내고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 명절음식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겪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의 압박감, 시댁 어른들의 눈치 등으로 화병과 같은 정신적 후유증이 유발될 수 있다. 명절을 보낸 후 가슴 답답한 증상, 두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화병을 의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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