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실제 운영 프로그램_정순진 연구사(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전업농신문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4월 17일부터 <6차 산업의 첨병, ‘치유농업의 현재와 미래’> 기획보도를 시작한다. 아직 태동단계라 할 수 있는 치유농업의 정확한 정의와 해외 사례, 그리고 국내 모범적 사례 등을 총 7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우리 농업의 새로운 소득창출과 더불어 국민건강에도 일조할 수 있는 6차산업의 첨병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치유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치유농장을 찾는다. 예컨대 치유농장의 분위기, 환경 또는 치유농장 그 자체를 즐긴다거나 일시적인 방문ㆍ치유 등 목적이 다양할 수 있다.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제공할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치유농장주는 치유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일일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농장이 실직자를 위한 교육·훈련이나 주거를 위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거나, 워크숍과 같은 활동을 위한 별도의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첫 단계 '대면' 대화는 편안하게

농장주나 농장 방문객이나 첫 단계는 대면이다. 첫 대면에서 방문객이 이전에 치유 농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치유 농장에 대해 다시 정확히 소개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별한 활동을 할 필요 없이, 그저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차를 마시거나, 다과를 즐기면서 편안하게 시작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감정이나, 치유농장을 방문한 목적 등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포괄적인 안내에서 '안전'과 '보건' 사항 준수 당부

다음으로는 포괄적인 안내다. 어떤 음식들을 먹게 될 것이고, 어떤 활동들이 제공될 것인지에 보여주고, 농장 내 각 시설들에 대한 안내를 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방문자들이 편안하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장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내하는 과정은 간단명료하게, 또 친숙하게 진행해야 하며, 또 출입하지 말아야 할 곳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외에도 안전, 보건과 관련한 사항들을 준수하도록 하며, 다시 한 번 농장 내 시설들을 직접 안내하도록 한다.

기본적인 안내 과정이 끝나면, 농장에서 제공하는 당일 활동 스케줄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이 매일 같은 식으로 진행될 필요는 없다. 각 상황이나, 시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사전에 동일한 활동들을 한 고객들이라면, 이 과정을 생략하고 다른 활동들을 할 수도 있다.

기상 환경을 파악해서 실외, 실내 활동을 결정할 수도 있다. 특정 달에만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는가 하면, 매주 바뀌는 활동들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활동들에 대해서 고객들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편이 좋다.

◆ 사전 안전교육은 필수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사전 안전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어떤 활동을 하든지 중요한 것은 고객의 안전이며, 활동이나 계절, 주변 환경에 따라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있다.

이 과정에서는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농장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여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활동별로 별도의 안내 요원이 존재한다면, 사전 안전교육이후, 각 활동이 진행되기 전에 다시 한 번 안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와 같은 사항들은 비교적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활동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교육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며, 단순히 안전과 관련된 문서화된 수칙에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고객들이 안전에 관한 사항들을 명확히 이해했는지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온전히 농장주의 몫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안전만을 강요할 수는 없으며, 때로는 고객들과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흡연의 경우, 모든 고객들에게 금연을 강요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별도의 흡연 구역을 설정하여 그들에게는 흡연과 관련한 안전 수칙을 따르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 치유농업=농업생산+치유

치유농업은 농업 생산(farming product)과 치유(care)의 2가지 활동의 범주 내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다양한 수준의 농업분야(작물, 원예, 가축, 축산, 농기계, 산림경영 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재배, 사육, 농기계 조작, 서비스, 제작하기, 요리하기 등의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활용하여, 건강치유, 사회적 재활, 교육과 같은 목적이 달성된다.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활동의 종류, 참가자 집단,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된다.

치유농장에는 학습 요소, 위생, 유지보수 활동 등 얼마든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헛간이나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청소하고, 깨끗이 유지하기, 관련 장비 및 도구들의 유지보수와 같은 것들은 치유농장이라면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정기 활동들이다. 건물을 신축하거나, 유지·보수하는 일, 상점을 고치는 등의 활동들은 참가자들의 역량 개발 측면에서든 농장주에게 있어서든 긍정적인 활동들이다.

대개 참가자들은 농장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즐거움을 찾는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농장 내 방이나 낡은 오두막 등을 리모델링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활동 및 휴게시설은 목적에 따라서 크게 농장 활동을 위한 체험·교육시설, 놀이·체육시설, 휴식·편의를 위한 휴게시설로 구분할 수 있다.

◆ 원예활동과 동물 활동, 가장 인기

동물들을 활용한 활동은 지식, 기술 개발 측면에서나 동물들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나 치유농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활동 중 하나이다. 동물을 활용한 치유농장 활동은 구체적으로 동물들과 함께 뛰놀기, 유제품 등의 1차 생산품 생산하기, 주어진 작업 절차 및 동물 유형에 따른 케어 활동하기 등으로 나눌 수 잇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으로는 시설·설비 설치 및 유지, 숙소주변 청소 등이 있고,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은 산책하기, 동물타기, 동물과 함께 놀기 등이 있다. 동물사육을 통한 대표적인 생산물은 달걀과 우유다.

원예활동은 특히 치유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고, 자주 활용되는 활동이다. 원예 활동은 토양 준비에서부터 식재, 솎아내기, 모종 이식, 제초, 물주기 및 수확 등을 통한 식물의 모든 생장 단계에서 활용 가능하다. 일부는 원예 생산물은 판매하기 위해 함께 시장에 나서기도 하고, 일부는 과일 생산, 과일 유지·관리 등에 대해 배우고, 또 수확하는 단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치유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원시림과 같은 보존 삼림 지역을 대상으로 목재 자르기, 수확하기, 울타리 치기 등의 관련 기술 등을 배우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그 중 일부는 직접 목재 작업을 하거나, 각종 목공 및 공예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은 농장에 머무는 동안 집을 짓는 등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농장의 각종 기계(잔디 깎이, 트랙터, 착유기 등)의 사용 방법을 배우는 것은 치유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가치 있는 활동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작동이 되지 않는 오래된 트랙터를 수리하게 할 수도 있고,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트랙터 수리는 상당한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다.

실내 활동은 기상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고객들에게 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내에서는 빵 굽기, 요리하기, 잼 만들기 등 농장의 구성 요인을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구성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생산된 물품은 참가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기타 활동으로는 공동체 소통을 위한 모임장소 제공, 양봉, 버섯재배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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