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국 벼 185자원 평가…담수직파 품종 개발 박차 기대

[전업농신문=이호동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벼 유전자원을 대상으로 혐기발아성을 평가해 담수직파재배가 가능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원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혐기발아성이란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 발아하는 특성으로, 물 속 등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발아와 줄기의 초기 신장이 가능한 형질을 말한다.

농진청에 따르면, 담수직파는 이앙재배보다 노동력은 12.4%, 생산비는 6% 줄일 수 있는 재배법으로, 이미 미국과 호주 등에서 높은 비율로 담수직파재배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새만금간척지 등 대규모 영농에 맞는 담수직파 품종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필리핀, 중국 등 47개국 벼 185자원을 대상으로 육성품종 ‘주안’과 대조해 혐기발아 형태적 특성을 조사 연구했다.

이 결과, 대조 품종인 ‘주안’의 담수직파 10일 후 발아율 50%와 초엽길이 2.1cm를 기준으로 발아율은 80% 이상, 초엽길이는 4cm를 넘는 7종의 자원을 최종 선발했다는 것이다.

이들 7종 자원의 원산지는 한국 2자원, 인도 2자원, 네팔, 필리핀, 방글라데시 각 1자원으로 새 품종을 육성할 때 수량성, 병 저항성 등 원산지별 농업 특성을 고려해 골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농진청은 전했다.

농진청은 또 이번 연구에서 7종 자원에 대해 혐기발아 관련 유전자의 발현 양상을 분석한 결과, 혐기발아성이 낮은 자원보다 유전자 발현이 최소 3배에서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전자 발현 증대가 혐기발아성을 좌우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작물육종 국제전문저널 Euphytica 215에 게재됐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손성한 농업유전자원센터장은 “이번에 선발한 7자원은 기존에 알려진 자원보다 담수 조건에서 초기신장성이 우수하고 유전자 발현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기후와 재배양식 변화에 맞는 우수 벼 유전자원을 꾸준히 평가해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업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