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성과관리팀장)
박 병 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성과관리팀장)

코로나19라는 변수만 없었다면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제32회 하계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었다.

4년마다 개최되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하계올림픽에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하지만 몇 일전 코로나19라는 대재앙으로 인해 처음으로 올림픽 개최가 1년간 연기되는 일대사건이 있었다.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 상황이니 올림픽을 연기하는게 맞겠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눈물들이 있다. 바로 지난 4년간 오로지 올림픽만을 보고 이를 악물고 훈련해온 선수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림픽이 끝나면 대개 금메달을 딴 선수들만 기억한다. 선수들이 훈련한 과정이나 열심히 훈련 하였지만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노력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아니 솔직히 별로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어찌 올림픽 뿐 이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사례에만 열광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사업에 대박 난 기업, 대학 수학능력시험 만점자 등등. 하지만 그 사람들도 한 번에 아니면 단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됐을까?

과연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한 번도 실패나 좌절의 순간이 없었을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크게 눈여겨보지 않는다.

오로지 1등 혹은 성공한 사례만 기억할 뿐이다.

2016년부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농촌진흥청과 재단을 통해 기술을 이전한 업체들의 사업화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이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추진해오고 있다.

기술이전업체에서 이전한 기술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여 매출이 발생한, 즉 사업화에 성공한 비율이 재단 설립초기 약 20%에서 2019년 말 기준으로 40%가 넘었다.

이는 국내 공공 연구기관들의 최근 5년 평균인 16%의 두 배가 넘는 실적이다. 그러나 사업화 준비나 추진 중인 25%를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35%는 사업화를 중단하거나 포기(실패)한 업체들이다. 그들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사업화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사업자금 부족’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사업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부동산, 금융권이나 투자자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을 상세하게 기록해보라.

최우선, 우선, 차선의 자금확보 방안이 없다면 사업자금 부족으로 사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음으로는‘사업주의 경영능력 부족’이다.

특히 기술창업을 한 업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례이다. 기술력이 뛰어나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는 있으나 정작 중요한 인력이나 생산관리 능력이 부족해 사업화에 실패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라면 창업자 혼자 모든 것을 전담하지 말고 연구개발, 생산, 영업을 분리해 자신이 자신 있는 부문을 맡고, 그렇지 않은 부문은 전문가에게 맡기길 바란다.

그 외 마케팅 역량 부족, 생산 제품의 시장 경쟁력 부족, 농자재 등의 효과검증 및 인증절차 복잡 등의 사유로 사업화에 실패하고 있다.

중국의 고서인 『한서(漢書)』에 보면‘前車覆轍 後者之戒(앞 수레가 넘어지며 남긴 바퀴자국은 곧 뒤 수레의 경계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흔히 쓰는‘전철(前轍)’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앞 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업화 성공에 열광하며 따르기보다 사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더 눈여겨봐야 한다.

그것이 사업성공이라는 목표에 더 빨리 그리고 더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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