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농업연구사 임 동 현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농업연구사 임 동 현

코로나19 여파로 3월 초였던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여러 차례 미뤄지다 4월 중순경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온라인 개학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 비교적 잘 적응해 나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실제 학교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이 느슨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자녀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일어나라. 뭐 좀 먹어야지” 아침마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아이들은 잠에서 쉽게 깨지 못한다. 게임, 웹툰, 유튜브, 텔레비전을 보느라 늦게까지 깨어있기 일쑤다.

학교에서 오전의 허기를 우유 급식으로 채우던 아이들은 점심시간까지 빈속으로 있거나 간편한 인스턴트를 먹게 된다. “코로나19를 피하려고 아무데도 안가고 집에서 먹기만 해서 살이 확 찐 자가 되었다”는 슬픈 유머처럼 부족한 운동과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우유에는 칼슘과 단백질, 그리고 무기질과 비타민 등 인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연령에 매우 중요한 식품이다.

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성장기 청소년의 하루 칼슘 권장량은 900~1000mg이다. 정상적인 신체 발육을 위해서는 성장기에 충분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연구결과(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2019)에 따르면 어린이 및 청소년기에 가장 부족한 영양소로 칼슘을 꼽았다. 권장량의 59.7%만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주로 멸치, 배추김치, 두부 등을 통해 칼슘을 섭취한다. 하지만 칼슘은 같이 먹는 음식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칼슘 흡수를 방해받기도 한다.
우유의 경우 단독으로 마시거나 빵 등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지 않는 식품들과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칼슘 흡수를 높일 수 있다.

우유 200ml 한 잔에는 200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하루 3잔을 마신다면 음식을 통한 섭취와 함께 1일 칼슘 권장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가장 유용한 간식인 셈이다.

또한 우유에는 멜라토닌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이 물질은 하루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며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자연적인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며, 낮 동안 빛에 노출돼 생성되었다가 밤에 분비된다.

밤에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숙면하기 어렵다. 요즘처럼 야외 활동이 적은 시기. 잠들기 전까지 텔레비전,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며 그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이들에게 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게 한다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구촌 곳곳이 혼란에 빠지고, 사회·경제 부분 등에 많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대형식당, 학교, 호텔 등이 문을 닫자 수요가 줄고,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폭락했다.

농장주는 우유를 대량으로 폐기처분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는 식료품점에서 우유를 찾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낙농업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국 학교의 개학 연기로 급식용 우유 수요가 급감했고, 보관기간이 짧은 우유의 특성 때문에 낙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활패턴이 흐트러진 아이들을 위해 하루 3잔의 우유를 마시게 한다면, 아이들은 건강한 성장기를 보낼 수 있고 낙농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우유를 쭉 마실 수 있도록 가정의 관심도 필요하다.

다행히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아이들의 등교가 시작될 거라는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예정대로 등교가 꼭 이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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