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농업연구관 윤형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농업연구관 윤형권

서로 돕고 산다는 말인 ’상부상조(相扶相助)‘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한자성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나 과일들도 서로 돕고 산다.

물론 모든 채소나 과일들이 서로를 돕는 것은 아니다.

짚신도 짝이 있는 것처럼 함께 있으면 서로에게 유익함을 주는 채소와 과일이 있는데 이를 ‘동반식물’이라 부른다.

동반식물들을 분류하다 보면 대체로 조합에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서로 반대되는 생육적 특성으로 성장할 때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과 오히려 최소한의 영양분만 제공해야 생육할 수 있는 식물, 해충들이 싫어하는 식물과 해충에게 공격을 잘 받는 식물 등이 동반식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동반식물 유형을 생육촉진형, 해충방제형, 상호의존형, 경쟁관계형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생육촉진형은 토마토와 바질이다. 원산지가 안데스 산맥의 건조지대인 토마토는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채소인 반면, 인도가 원산지인 바질은 물이 풍성해야 잘 자란다.

따라서 토마토와 토마토 사이에 바질을 심으면 토마토에 남아도는 수분을 바질이 흡수하여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토마토의 경우 수분이 너무 많으면 과육이 터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해충방제형으로는 적환무와 오이가 유익한 동반관계를 형성한다. 오이밭에 적환무를 함께 심으면 오이 생육 초기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오이잎벌레를 상당수 퇴치할 수 있다.

해충인 오이잎벌레가 적환무의 매운 향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금잔화와 멜론, 토마토와 양배추, 오이와 한련화 등도 이에 해당된다.

상호의존형은 당근과 토마토를 들 수 있다. 토마토에서 생성된 솔라닌은 자연 살충제 역할을 하고 키 큰 토마토는 당근에 그늘을 제공한다. 당근은 토마토 뿌리가 잘 자랄 수 있게 하여 생육에 도움을 준다. 콩은 공기 중의 질소를 뿌리로 고정하는 역할을 하여 옥수수의 생육에 도움을 주고 옥수수는 콩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천연지지대 역할을 하여 서로 도움을 준다.

경쟁관계형은 함께 심으면 안 되는 작물을 의미한다. 대표적 식물로 파와 무, 파와 콩을 들 수 있다.

파는 오이에게 도움을 주는 식물이지만 무나 콩과 같은 채소와는 같이 심으면 좋지 않다. 파 뿌리에는 유기산이 존재하는데 이 유기산은 토양 속 유기물을 분해하여 이곳저곳에 양분을 쌓는 역할을 하여 무의 뿌리가 이 양분을 섭취하고자 뿌리를 곧게 뻗지 못하기 때문에 바람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가지와 우엉도 함께 심으면 좋지 않은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식물의 뿌리는 모두 곧게 뻗는 성질이 있는데 땅속에서 뿌리를 길고 곧게 뻗으면서 서로의 양분을 뺏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지와 우엉을 가급적 멀리 떨어뜨려 재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슬로 라이프(Slow life), 홈코노미(Economy at home)의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가정에서 직접 재배하는 식물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상추 모종, 콩나물 시루, 고추 모종 등의 판매량도 전년대비 500∼3,3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식물 정보를 활용해 도시텃밭을 가꾼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삶을 회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 생산 등 일석이조의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업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