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기자
이태호 기자

최근 지난달 24일부터 경기권 일부 한돈 농가들이 정부의 지도·감독 아래 1년 2개월 만에 그동안 텅 비어 있던 농장으로 돼지 재 입식에 들어갔다.

누구에게는 가장이자 한 가족 혹은 여러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소중한 입식이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28일 환경부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에서 포획된 멧돼지 4개체에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울타리를 넘나드는 무더기 가족 집단 멧돼지 무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부랴부랴 발생지점 주변에 멧돼지 이동 거리를 고려한 2차 울타리를 설치하고 포천에서 가평 이남 지역을 거쳐 춘천에 이르는 광역 울타리를 설치해 감염된 멧돼지의 이동을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경기권 한돈 농가들은 그야말로 멘붕에 다시 빠지게 됐다. 이로 인해 인근 강원권 농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축산농가들은 즉각 무능한 환경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더 참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ASF 전파의 핵심 원인이 야생멧돼지임을 분명히 하고, 경기·강원 남부 권역의 야생멧돼지를 즉각 제로화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한한돈협회도 성명을 내고 환경부가 ASF 확산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하루속히 야생멧돼지의 남하 저지를 위한 유례없이 강력한 대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강원 5개 시군(횡성, 평창, 강릉, 홍천, 양양)에 국한된 광역수렵장 운영 계획을 경기 남부 4개 시군(남양주, 양평, 광주, 여주)과 강원 남부 6개 시군(횡성, 평창, 강릉, 홍천, 양양, 원주)을 잇는 광역수렵장으로 확대 운영할 것과 타지역의 모든 수렵인의 활동을 즉각 중단시켜 광역수렵장으로 수렵인들을 총동원해 이른 시일 내에 잡지 않으면 국가적 재앙을 막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되고, ASF 발생에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까지 확산하고 있어 축산농가와 방역 당국은 그야말로 위기에 몰려있다. 농가의 방역소독·관리 등 규제만 따질 것이 아니라 질병의 원인을 찾아 초기에 발 빠르게 대응해 스피드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가족, 사람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우리의 코로나 방역이 발 빠르게 거리두기를 실시해 외국에 비해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가축방역에도 예외 없이 적용될 수 있다. 코로나19나 ASF 모두 현재 확실한 백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골든타임을 넘기고 걷잡을 수 없이 전국적으로 확산한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공들인 노력이 수포가 된다. 미국을 보자.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 초기대응에 실패하니 수많은 사람이 감염돼 죽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재 입식을 희망하고 이제 다시 시작하려는 농가에 희망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된다. 매번 농가들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의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농축산인들은 올해 코로나19와 더불어 기록적인 폭우와 긴장마, 가축 질병으로 생산량이 급감했고, 생계마저 위험수위에 올라 매우 힘든 어려움에 부닥쳐있다.

재난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농업인을 구제할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농업인을 포함해 줄 것을 농축산인들은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식량안보에 기여하고 있는 농축산인의 요구를 무조건 묵살할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나마 지급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국민들도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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