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영양생리팀 농업연구사 김민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 농업연구사 김민지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따로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비타민은 기본이고, 마그네슘, 철분, 아연 등 미량영양소를 때로 챙겨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무기질은 건강 증진과 신체 생리적 기능 유지를 위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로 하루에 100mg 이상을 섭취해야 하는 대량 무기질과 일일요구량이 100mg 미만인 미량 무기질로 나뉜다.

대량 무기질에는 칼슘(Ca), 마그네슘(Mg), 인(P), 칼륨(K), 나트륨(Na)과 같이 많이 알려진 무기질이 있으며, 미량 무기질은 구리(Cu), 철(Fe), 아연(Zn), 불소(F), 요오드(I)가 있다.

우리 몸에 아주 적은 양이 필요한 아연, 구리, 철과 같은 미량 무기질들은 왜 따로 섭취를 해야 하는 것일까?

미량원소들은 적은 양이지만 신체 활동에 꼭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자체 합성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량원소가 부족하면 몸에는 즉각적인 결핍 증상이 나타난다. 한 예로 아연이 결핍 되면 면역체계 이상, 성장지연, 피부 상태 저하가 나타나고, 구리가 부족하면 성장장애, 뼈 관절 손상, 빈혈 등과 같은 증상이 생긴다.

이러한 결핍 증상은 가축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축산농가에서는 가축의 영양소 결핍을 예방하고자 비타민과 미량원소를 요구량을 고려해 가축들에게 먹이고 있다.

축산농가에서는 설사 예방과 성장을 위해 일일요구량보다 많은 양의 아연과 구리를 급여하기도 한다.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어린 가축이 설사를 하면 성장이 지연되거나 집단 폐사를 일으킬 수도 있는데 아연과 구리를 초과 급여하면 가축의 면역력을 높여 설사를 예방하고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 연구에서 아연과 구리 과량사용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가축이 과도한 양의 아연과 구리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오히려 면역 기능 저하, 적혈구 활성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연은 철분, 구리와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 혈중 아연 농도가 높으면 철과 구리의 결핍을 초래하기도 한다.

구리 또한 과량으로 섭취하게 될 경우 다른 미량원소 및 비타민에 영향을 주어 가축 체내 생리적 기능 항상성이 깨지고 황달, 식욕부진을 일으킬 수 있다.

가축에게 아연과 구리를 과잉 급여했을 때 가장 큰 부작용은 따로 있다.

바로 항생제 내성균 출현이다. 가축 체내에서 아연과 구리를 과다 흡수하게 되면, 다중 약물 내성이 있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의 비율이 높아져 항생제 내성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가축임에도 불구하고 설사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한 아연과 구리가 의도치 않은 항생제 내성균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항생제 내성균 증가와 토양오염을 막기 위해서 분뇨 내 산화아연의 법적 허용 기준치를 지속적으로 낮춰가고 있으며, 2022년 6월부터는 설사예방용 산화아연 사용을 전면금지하는 정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퇴비 부숙도 측정을 의무화하여 아연, 구리에 대한 한층 강화된 퇴액비 부숙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아연 및 구리 등 미량원소의 과다사용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량원소는 적절히 사용하면 가축에게 좋은 약이 될 수 있지만, 부족하거나 과도한 양을 사용했을 경우 가축에게 주는 피해 뿐 아니라, 환경에도 크나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축산농가는 미량원소의 양면성을 인지하고 적정 수준의 미량원소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현재 개발 보급 중인 체내 이용 효율이 높은 다양한 형태의 미량원소를 활용해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사료업계, 축산농가는 모두 힘을 합쳐 미량원소의 오남용을 줄이고 가축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방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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