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우제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우제석

우리나라는 한우, 젖소와 돼지의 자축을 생산할 때 인공수정이라는 축산기술을 이용한다. 희석된 정액을 사람이 직접 암소 또는 암퇘지에 주입해 수정시키는 것이다.

가축인공수정은 유전능력이 뛰어난 수컷으로부터 우수한 자축을 많이 생산할 수 있고, 가축전염병 확산을 예방 할 수 있어 현대 축산업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인공수정은 가축인공수정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할 수 있으며, 이 시험은 국가면허시험 중 하나다. 과거에는 시험 응시자격에 제한이 있어 관련 학과 졸업자만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자격 제한이 없어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성된다. 1차 필기시험 과목은 축산학개론, 육종학, 번식학, 축산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이다. 필기시험 합격자에 한해 2차 실기 시험을 치를 수 있으며, 실기까지 합격해야 면허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시·도지사가 시험을 시행했지만 2017년 축산법이 개정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부터 시·도지사 및 농촌진흥청장이 시험을 시행할 수 있도록 개정되면서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원장 박범영)에서 매년 시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2018년도에 처음으로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시험을 실시하였는데 612명이 응시하여 143명이 최종 합격했다. 2019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시험이 취소되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필기시험은 2020년에, 실기시험은 2021년 초에 실시하여 가축인공수정사 면허를 발급할 수 있는 합격자 159명을 배출하였다.

가축인공수정소는 전국에 1,192여개소가 등록되어 있으며, 경상도에 약 50%가 있고, 충청도, 전라도 등에 나머지가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직업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체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소유자 14,618명중 면허를 취득한 후 30년 이상 경과한 가축인공수정사가 8,770(60%)명으로 나타났다.

직업 종사자의 고령화가 심화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한해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시험 합격자가 150여명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고령 면허소지자 대체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증을 취득한 최종 합격자은 대부분 학생, 귀농인, 농민이다. 1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합격자가 있었으며, 10대와 20대는 각종 시험에 가점을 받거나 졸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얻으려는 축산 분야 취업 준비자로 추측된다. 그리고 30대에서 50대는 축산업 종사자가 많았다.

이중 주목할 사람들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들어오려 하는 귀농인이다. 귀농 후 은퇴 없이 안정적인 소득이 창출되는 가축인공수정소 개설을 원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필자는 농촌 현장에서 40대 후반에 직장에서 퇴직하고, 가축인공수정사 시험에 합격하여, 1년간 연수 후에 가축인공수정소를 개설하며 귀농한 사례를 들은 바 있다.

가축인공수정사라는 직업이 귀농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2021년 시험은 현재 필기시험을 마쳤으며 10월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국립축산과학원은 가축전염병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관리로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시험을 꾸준히 시행할 방침이다.

가축인공수정사 면허 소지자를 꾸준히 배출하게 되면 농촌 인력 유입과 귀농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권자 © 전업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