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들녘경영체전북연합회 회장 김대식

신동진 품종 20여년간 재배, 병해충에 취약

‘새청무’, ‘참동진’ 등 두품종 이상 포함해야

벼재해보험, 자기부담비율 완화 등 대책 필요

김대식 한국들녘경영체전북연합회장
김대식 한국들녘경영체전북연합회장

전라북도 부안지역에서 최근 수확을 앞둔 논에 도열병과 벼알마름병, 깨시무늬병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지역 농업인들이 한숨을 짓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순에 심은 벼 중 신동진 품종에서 벼 병해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안군 관내의 벼 전체 재배면적 1만2000여㏊ 중 약 80%에서 신동진 품종이 재배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올해 벼 병해충이 심하게 발생한데 대해 당국은 일단 이삭이 패는 출수기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들녘경영체전라북도 연합회 김대식 회장(애농영농조합법인 대표, 63)은 올해 병해충이 발생하기 쉬운 고온다습한 조건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동진 벼 품종을 오래 재배한 영향이 크다고 단언했다.

부안군 계화면에서 신동진벼를 15년째 재배하고 있다는 김 회장은 “부안지역 벼 주력품종인 신동진 품종에서 목도열병과 세균성 벼알마름병에다 깨씨무늬병까지 동시에 발생했으며, 주변 농가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올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특히 부안군 쌀브랜드인 ‘천년의 솜씨’ 원료곡으로 지정한 신동진 품종을 20여년간 오래 재배한 것이 병해충 발생이 원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안군은 현재 ‘천년의 솜씨’ 원료곡으로 신동진을 권장하면서 미곡종합처리장(RPC)과 계약재배할 경우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군과 RPC가 지난해는 kg당 75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80원으로 올렸다. 부안군은 또 국가수매품종으로 신동진과 새일미 품종을 지정해, 이들 품종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이중 신동진은 1990년대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중만생 품종으로 호남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이 품종은 쌀알이 큰데다 수분 함량이 낮아 꼬들꼬들하며 밥을 하면 윤기가 돌고 밥맛이 좋지만, 도열병에 약한 것 등이 단점이다.

김 회장은 “신동진 품종을 20년 이상 오래 넓은 지역에서 재배하다니 올해처럼 병해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으며, 기상재해 대응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천년의 솜씨’ 원료곡을 최소 두 품종 이상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새청무’와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신동진 대체품종으로 개발한 ‘참동진’ 등을 거론하면서 전북지역에 특화된 벼 품종 개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북 부안군 상서면 고잔리 소재 김대식 회장의 논에 도열병이 발생한 벼들이 보인다.
전북 부안군 상서면 고잔리 소재 김대식 회장의 논에 도열병이 발생한 벼들이 보인다.

김 회장은 또 벼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벼 보험은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2009년 도입된 정책 보험으로 태풍, 우박, 호우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와 조수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보상한다. 병해충 특약에 가입하면 흰잎마름병, 벼멸구, 도열병, 줄무늬잎마름병, 깨씨무늬병, 먹노린재, 세균성 벼알마름병 피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매년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만, 피해율 산정에 있어 실제 피해보다 현저히 낮아 손해평가사들과 마찰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자기부담비율이 너무 높아 손에 쥐는 보상금은 쥐꼬리”라면서, 평가기준 변경과 자기부담비율 인하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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