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20대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이 취임했다.

하태식 전임 회장은 4년 재임 동안 뜻하지 않는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해 정성 들여 키운 돼지들을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경기·강원지역 농가들의 합당한 보상과 재입식을 위해 광화문, 청와대 앞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궐기와 생존권 투쟁을 벌이며 대책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다시 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이어지며 정부와 여론의 관심밖에서 벗어나 농가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소비 홍보에서 ‘밥상 위의 국가대표’와 한돈 인증점, 돼지고기는 ‘한돈’이라는 신뢰 있는 브랜드 인식을 소비자에게 깊게 심은 점은 큰 성과로 여겨진다. 또한, 성금으로 십시일반 모은 한돈 혁신센터 건립은 한돈 산업이 냄새나는 축사에서 벗어나 첨단 최신 친환경 스마트축산 ICT 설비를 장착해 선진 동물복지 농장을 실현해 이미지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해 주었다.

지난 2019년 한돈 혁신센터에는 돼지입식 이후 올 1월 첫 출하를 시작으로 8월까지 MSY(모돈두당 연간 출하두수)가 32.5두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한돈 산업은 이제 주식이었던 쌀과 함께 농축산식품을 대표하는 대표품목으로 자리해 축산업을 이끌고 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돼지고기는 매우 중요한 우리의 식량자원이다.

한돈산업은 ASF(아프리카돼지열병), FMD(구제역)과 같은 가축 질병과 가축분뇨와 같은 환경문제와 동물복지, 스마트축산 시설보급, FTA(자유무역협정) 이후 더욱 거세지는 수입육 공세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가 많다.

손세희 회장은 취임식 현장에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ASF 구제역 등 질병 문제와 정부의 과도한 규제정책, 분뇨, 냄새 등 환경문제,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 중립문제, 동물복지와 대체 단백질 문제 등 많은 현안으로 인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눈빛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손 회장은 미래정책 연구소를 만들어 입법과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동물복지, 탄소 중립 등 사회적 문제들을 선제적 대안 제시와 함께 양질의 법률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우리 산업과 관련된 농가의 고통 해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 어두운 그림자에 드리운 한돈 산업에 희망을 품게 했다.

전임 회장 재임 기간 건립된 한돈 혁신센터를 더욱 발전 시켜 미래 한돈 산업을 위해 젊은 세대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힌 것 또한 현재 직면한 고령화와 노후화가 가속화 되는 농업농촌의 현실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소비자의 니즈와 입맛 또한 변하고 있다. 사육 생산기술도 바뀌고, 판매대를 비롯한 가공, 상품·포장 디자인과 육가공 기술도 바뀌고 있다. 비대면 시대,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점점 거대해지고 있고,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새로운 제품개발과 연구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생산자단체에 있어 다양한 입맛의 고품질 고기 생산은 경쟁력을 위한 필수적인 생존전략일 수밖에 없다. 한국형 종돈 생산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세계가 이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한류로 여러 문화를 비롯한 한식과 한국 고기에도 세계인의 눈과 코, 입이 쏠리고 있다. 한돈 산업도 안정적 방역시스템과 고품질 생산 인프라 시스템을 갖추고 경쟁력을 장착한다면 수입고기가 들어와도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다.

손세희 회장 취임을 계기로 한돈 산업이 이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돈’이 세계가 즐겨 찾는 명품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20대 집행부가 함께 노력해 한돈 산업의 백년대계 초석을 다지길 바란다.

 

이태호 기자 (취재부장)
이태호 기자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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