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분질미 활용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마련
전략작물직불제 신설, 밀-분질미 이모작 작부체계 유도
식품기업 등과 연계한 가공제품 연구개발·사업화도 박차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정부종합청사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정부종합청사에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업농신문=장용문 기자] 정부가 국민이 연간 200만톤 이상 소비하는 밀가루의 일정부문을 국산 쌀가루로 대체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에 나선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분질미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쌀 종류로, 2002년부터 ‘남일벼’ 품종에서 분질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색해 ‘수원542’, ‘바로미2’ 등이 분질미 품종으로 개발됐다.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있어 건식제분이 가능해 제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전분 손상은 적어 일반 쌀가루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이번 대책은 2027년까지 분질미로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인 20만 톤를 대체하기 위해 △안정적 분질미 원료 공급체계 마련 △산업화 지원 △쌀 가공식품 소비 기반 확대를 3대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2027년까지 4만 2000ha 수준의 일반 벼 재배면적을 분질미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는 기존 분질미 재배 농가, 농촌진흥청과 도농업기술원의 시험포장을 활용해 분질미 재배면적을 지난해 25ha의 4배 수준인 100ha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작물직불제 신설을 추진해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현재 51곳의 밀 전문 생산단지 중심으로 밀-분질미 이모작 작부체계를 유도해 분질미 재배를 확대한다.

농진청을 중심으로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선하고 지역별‧단지별 전담 기술지원 체계도 운영해 농가가 안정적으로 분질미를 재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공공비축제도를 활용한 분질미 공급체계를 운영하고, 식품‧제분업계에 시료 제공,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분질 쌀가루를 활용한 전략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매년 3~5월에 농가별로 분질미 매입 계약을 체결한 후 수확기에 농가가 생산한 분질미를 공공비축미로 매입하고 이를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실수요업체에 특별 공급한다.

쌀가루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소비 가능한 제품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식품기업 등 대량 수요처와 연계한 연구개발과 사업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단기적으로는 분질 쌀가루 특성 평가‧연구와 함께, 식품업계 등 대량 소비처에 분질 쌀가루를 시료로 제공해 현장 시험과 제품개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올해는 분질 쌀과 쌀가루 1톤을 CJ제일제당‧농심미분‧농협오리온 등 식품‧제분업체와 제과제빵업체에 제공해 6월 중 제분 특성과 품목별 가공 특성을 평가하며, 내년에는 이를 100톤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분질 쌀가루 대량 수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량제분, 저장 등 유통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시설 지원도 확대한다.

분질미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분질미 생산자, 소비자단체, 제분 업체, 가공업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분질미 생산‧이용 초기 단계부터 시장 확대를 위해 생산자‧소비자‧업계‧정부가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글루텐프리 등 쌀 가공식품에 특화된 식품인증제도를 홍보하고, 쌀을 기능성 식품 원료로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 시장을 육성한다. 한편 2021년 글루텐프리 세계 시장 규모는 78억6000 달러이며, 2022년부터 연평균 8.1% 성장이 전망되는 유망 시장이다.

학교‧공공기관 등 대량 소비처에 쌀가루 가공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다양한 행사‧매체 등을 활용한 홍보를 추진한다. 국가기술자격 제과 직종 자격시험에 쌀가루 관련 과제를 추가하고, 분질미를 활용한 제과제빵 기술 교류 확산도 지원한다.

쌀 가공식품 수출을 지속 확대하기 위해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 제공, 주요 대상 시장별 수출 유망품목 발굴, 상품화부터 해외인증, 홍보, 마케팅 등까지 단계별 지원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전체 식량자급률이 2020년 45.8%에서 2027년 52.5%로, 같은기간 밀 자급률은 0.8%에서 7.9%로 각각 높아져 쌀 수급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쌀가공산업 시장 규모도 2020년 7조3000억원에서 2027년 10조원으로, 쌀 가공식품 수출은 2021년 1억6400만 달러에서 3억 달러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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