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임목자원연구과 천경성 박사

천경성 국립산림과학원 임목자원연구과 박사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과 가치를 창출하여 다양한 산업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농림수산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의 농업·임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육종분야에서는 식물 빅데이터를 이용한 기술개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일반적인 전통 육종은 기본계획과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교배, 재배, 선발 등의 연속과정을 거쳐, 목표 형질의 개량 및 신품종 육성을 위한 육종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표현형(수고, 흉고직경, 재적 등)에 기반한 이러한 육종 과정은 나무의 긴 생활 특성으로 인해 장기간이 소요된다. 그동안 육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분자육종(molecular breeding) 기술개발이 연구되었으나, 표현형(phenotype) 및 유전형(genotype)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분석 비용 등의 제한으로 실효성 있는 육종 기술개발이 어려웠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및 영상 장비 등의 기술 발전을 통하여 식물의 표현형과 유전변이 또는 유전형 분석이 대량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데이터의 제한 없이 육종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대량의 식물 정보를 이용한 육종 기술에는 유전체 육종(genomic breeding)과 디지털 육종(digital breeding)을 예로 들 수 있다.

유전체 육종은 유전형 및 유전자 등 유전체(genomics) 정보를 중심으로 표현형을 예측하며, 디지털 육종은 정밀한 표현체(phenomics)를 중심으로 표현형을 예측하여 효율적인 선발을 수행한다.

이 두 기술은 표현체와 유전체 정보 및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표현형과 유전형의 연관분석으로 후대의 표현형을 평가하는 점이 비슷하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육종은 현재의 능력보다 식물 정보의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교배 후대에서 나타날 능력을 ‘예측’하여 빠른 세대 진전을 할 수 있는 가속육종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외의 경우, 테다소나무, 삼나무, 유카리나무, 파파야 등에서 대량의 유전형과 표현형 분석기술 개발을 통하여 임목의 가속육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임목육종에서는 장기간의 유전자원 관리와 넓은 면적에 식재된 교배 후대의 관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기존 전통 육종의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속육종 연구를 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대량의 NGS와 LiDAR 기반의 정밀 유전체 및 표현체 분석 체계로 30년 후 나무의 표현형을 예측하는 기술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량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임목육종 기술개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정밀 분석된 표현형과 유전형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시험림 관리시스템 및 게놈브라우저 개발에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임목육종 기술개발에 앞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대량으로 식물 정보 데이터를 생산하고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임목 빅데이터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량 축적된 임목 빅데이터 정보는 임목육종 기술개발과 시장 맞춤형 우량품종 개발을 통해 경제림 조성 및 지속가능한 목재생산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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