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회장

공영도매시장의 유통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최병선 회장.
공영도매시장의 유통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최병선 회장.

[전업농신문=구득실 기자]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은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최병선 회장. 취임 당시 내세운 회원 대통합과 화합을 원칙으로 강력한 연합회 기능을 재건하고 불합리한 유통 문제점 척결을 통해 회원들의 사업 환경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힌 그의 공약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지난 2년간 광폭행보를 이어온 그를 만나 임기내에 실행하고 실현시킨 성과와 앞으로의 운영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의 권익증진과 도매시장법인의 공공성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둔 공영도매시장의 유통구조 개혁방안이 시급합니다.”

농산물을 직접 산지에서 생산하고 전문적으로 수집해 전국 공영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산지유통인들의 전국적인 조직체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이하 한유련)의 수장 최병선 회장〈사진〉은 공영도매시장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도매시장 개혁-농안법 개정, 변화·혁신필요
그는 농산물의 거래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유통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이 그동안 공정성과 투명성에 공헌한 것은 사실이지만, 급속한 유통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산지의 안정적인 출하 기반마저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최병선 회장은 공영도매시장의 개혁 방안으로 규제 일변도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 개정과 소비 트렌드에 맞는 변화와 혁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산지 농산물이 제 값을 받기 위해서는 경매(위탁)제도의 비중을 줄이고 정가·수의매매 및 상장예외 품목(중도매인 직접거래 허용품목)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농안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행 도매시장 농산물 거래는 상장경매를 원칙으로 하다보니 매일 시장 반입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돼 똑같은 상품이라 하더라도 가격 진폭이 너무 크고 제 값을 받을 수 없는 구조다. 또한 농산물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시·공간적으로 비효율적 거래방식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전 또는 사후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인 정가·수의 매매는 예약형 거래로 전환하고 상물 분리(商物分離)된 진정한 정가·수의 거래 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거래제도 다양화로 수탁독점 폐해 원천차단
정가·수의거래의 비중을 높일수록 산지유통 조직의 농가조직화를 촉진하고 거래교섭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시장도매인이나 상장예외거래 제도도 위탁 비중은 줄이고 매수 중심으로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도매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개설자 및 도매시장법인을 중심으로 시설투자에 대한 의무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래제도 다양화를 통한 규제 철폐로 수탁독점 폐해를 없애고 경쟁체제로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시장지배적 우위품목 즉, 독과점 품목은 상장예외 품목으로 확대하는 등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 도매시장법인들은 리스크 없는 경매제를 통해 쉽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고수하고 있다며, 가락시장 197개 상장품목 중 법인별로 40~50개(수입농산물 포함) 수익성 높은 품목만 집중 취급하다 보니 폐해가 심각하다.

일부 품목을 상장거래하고 나머지는 외부로 임의 반출하는 일종의 기록상장 등의 불법거래를 인지하고도 용인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상장품목별 취급실적에 따른 임대면적 재배분 등 품목별 점유 비중제를 도입해 제도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배추하차거래-출하자 이익도모·검증작업 선행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차상거래 품목인 배추의 하차거래 추진과 관련해서는 “하차거래를 통한 배추의 물류효율화와 거래방법 개선에 대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방향성에 있어서는 비용절감을 통한 출하자의 이익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그는 배추 하차거래 시행에 앞서 산지에서의 시범사업을 해 본 결과, 망포장의 경우 팰릿에 적재가 어렵다 보니 대안은 현재 박스 작업 뿐이라며, 현실적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배추 하차거래 시행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없이 성급하게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충분한 검증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한 최 회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최근 포장재 관계기관을 찾아 동반성장 관련지원 및 정보공유를 요청한 상태다. 배추 하차거래로 인한 회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물류개선을 통한 효율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1차 생산자이면서 개별적으로 출하하는 중소농을 대상으로 생산에서 유통·판매단계까지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판로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산지유통인인 우리로선 거래가 안고 있는 리스크가 큰 편이다.

혼자 힘으로는 어려우니 산지 생산자 조직화로 농산물 공급 안정화와 제 값 받는 유통환경 조성이 마련돼야 한다. 품목별로 통합마케팅 출하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교섭력을 키우는 것이 그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한다. 산지유통을 강화해 판매사업을 확대하겠다”며, 남은 임기동안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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