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정부·학계 등 참가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 개최
새만금 활용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 조성 방안 제시도

지난 20일 서울 aT센터에서 ‘세계 식량위기와 대한민국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주제로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aT센터에서 ‘세계 식량위기와 대한민국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주제로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전업농신문=이태호 기자] 최근 기후 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곡물 공급망에 위기 경보가 발생하는 시점에, 국제 곡물 현황을 긴급 점검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주목된다.

곡물자급률이 20.2% 수준인 국내 식량안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aT센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과 함께 ‘세계 식량위기와 대한민국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주제로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식량 업계는 물론 정부·학계·연구·언론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심포지엄 1부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따른 국제 곡물 시장 현황 및 전망 △최근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정부조치 및 중장기 대응방안 △식량안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공공비축 확대방안 △식량안보를 위한 비축곡물의 효율적 가공·이용방안 △새만금개발 현황 및 방향 등 각계 전문가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2부에서는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제시하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철호 명예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학계, 언론, 업계 등 토론자들과 심층 토론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식량안보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토대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민간기업의 해외 농업개발, 곡물 유통망 확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 강화를 통해 해외 곡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강조됐다.

한편, 구조적으로 열악한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새만금을 활용한 국가 식량 생산·가공·유통 기지로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를 조성하면 유사시 비축기지로서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의도 심도 있게 다뤄졌으며, 에그테크·푸드테크·바이오테크 등 첨단기술 산업을 적극 육성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전략도 제시됐다.

특히, 전북대 신동화 명예교수는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를 활용하면 국내 식량안보 확보는 물론, 유리한 입지 조건의 이점을 살려 일본·중국·아세안 등 주변국에 식량과 가공식품 등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식품 수출 허브’로 발돋움해 미래 대한민국 농수산식품 수출 1천억 달러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문표 국회의원은 “국회가 제도를 만들어 내야 하고 식량은 곧 무기라는 것을 국민이 공감해야 한다”면서 “쌀 뿐만 아니라 밀, 보리, 콩, 옥수수 등 농정정책의 아젠다를 윤석열 정부는 현실을 보고 대폭 수정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 이제는 5200만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국방과 식량안보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 마련중

        농식품부 변상문 식량정책과장이 중장기 대응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농식품부 변상문 식량정책과장이 중장기 대응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농식품부 변상문 식량정책과장은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정부조치 및 중장기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우리나라 경우 식량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인 식량 공급 여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위기관리 및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국제곡물 공급 및 가격여건은 상반기보다 개선 전망으로 정부는 국제곡물 가격 상승 등 대외요인 국내 파급효과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 기업의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변 과장은 “식량정책 부서에서는 90%가 쌀 수급안정이었지만 최근에는 밀,콩 옥수수 등 수입곡물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식량 공급망 문제는 일시적, 우발적이 충격이 아닌 상시화된 구조적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이후 전세계적으로 식량을 포함한 ‘자원의 무기화’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농식품부는 식량주권 확보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국내 자급률 제고 및 해외 식량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언급하고 올해말에는 향후 자급률 목표치와 안정적인 식량 확보 방안 등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불제, 수입보장보험 확대 등 필요

좌측부터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이상현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곽상수 박사, 한국식품산업협회 김정년 이사, U.S Grains Council 한국사무소 김학수 대표
좌측부터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이상현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곽상수 박사, 한국식품산업협회 김정년 이사, U.S Grains Council 한국사무소 김학수 대표

한편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을 좌장으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이상현 교수는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식량 공급망에 대한 조기경보체계 강화와 안정화, 재정적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구호 강화와 지속 가능한 생산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농업생산과 소비를 적어도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농산물 가격에 따라 농가수익이 크게 영향을 받는 현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직불제 및 수입보장보험 확대 등으로 농업 및 식품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 즉 경영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곽상수 박사는 “식량생산에 영향을 주는 농지훼손을 막기 위한 ‘식량영향평가법(가칭)’제정과 함께 비상시 식량안보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해외농업을 추진하고 연해주지역, 중앙아시아지역, 동남아지역 등 몇 개의 권역별로 해외농업특화사업단으로 조직해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유전자변형 작물 수용 검토와 유전자교정 작물 적극 수용, 생명공학자와 일반국민의 소통 또한 절실하다고 밝히고 곡물비축제도 구축과 음식물 낭비 최소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김정년 이사는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곡물자급률 20.2%, 식량자급률 45.8%로 OECD국가 중 식량 해외의존도가 가장 높다“면서 ”내내외적 위기요인이 장기화되고 잇는만큼 궁극적으로 식량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산업계의 식량수급 및 공급 안정화 노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또한 뒷받침 되어야 하고 해외원료의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 곡물 터미널 확보 관련해 인센티브 부여 등 구체적 지원정책이 마련된다면 산업계 참여가 더울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지전용 억제 식량생산 잠재력 키워야

U.S Grains Council 한국사무소 김학수 대표는 국가적 백년대계의 프로젝트는 모든 연관 부처와 산업계가 기존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해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면서 ”사료와 식량자원의 실수요자인 사료업계, 전분당업계, 제분업계, 대두가공업계와의 식량콤비나트에 대한 공감대 형성,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시장의 트렌드와 수급에 대한 예측, 목표시장의 시장분석, 하드웨어적인 물류와 저정체계 구축, 새만금 유치 환경과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국제곡물 시장의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인류의 리스크”라면서 ”국가든 개인이든 이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식량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각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은 ”쌀이 남아돈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식량증산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정책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면서 ”농지전용을 억제해 식량생산 잠재력을 키우고 유휴 농지 경작지원을 확대해 2모작 재배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식량자급률 향상을 의무화하고 말뿐인 식량자급률 목표 달성계획을 책임제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상시 대비 식량 비축량을 확대해 식량을 저장하고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최근 기후변화, 전염병, 전쟁 등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국가 차원의 깊이 있는 논의가 시급한 시점에 이번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돼, 대한민국 식량안보를 굳건히 하는 출발점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공사는 국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공급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미래 지속 가능한 식량안보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국가 식량․식품 종합가공 콤비나트 설립 등 공사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포지엄후 참석차들이 기념촬영 하고있다.
심포지엄후 참석차들이 기념촬영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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