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기광석 농업연구관

폭염, 가뭄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이변과 코로나19와 전쟁 등으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크게 오른 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곡물가격 상승은 사료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야기하였고, 결국 국내 모든 축산농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가축에게 급여하는 배합사료의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5%(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2021, 농림축산식품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가축에게 급여하는 사료가 낭비되는 일 없이 가축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사료 영양소를 꼭 필요한 만큼, 꼭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는 정밀사양이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정밀사양 효과 연구(2018)에 따르면, 젖소 스마트축산 모델 농장은 개체별 정밀사양으로 한 마리당 40kg이던 하루 평균 착유량이 43kg으로 늘고, 5%였던 평균 도태율도 1.5%로 낮아졌다. 평균 공태일(비임신기간)은 220일에서 150일로 줄었다.

지금 축산업계는 축산농가 고령화, 세대교체, 호당 사육마릿수 증가로, 노동 효율성을 고려한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50대 이하 축산인은 그리 많지 않다.

낙농경영실태조사(2020 낙농경영실태조사, 한국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낙농업 종사자 중 60대 이상 비율(%)은 2016년 36.4%에서 2020년 41.7%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정밀사양을 위해서는 로봇착유기, 배합사료자동급이기, 발정탐지장치, 생체정보수집장치, 축사환경제어 및 수집 장치 등 다양한 스마트장비와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우유 생산비 절감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을 개발하고 있는데, 국내 젖소의 낮은 경제수명(2.4산)을 늘리는 연구, 최소 13~14개월에 1산씩 할 수 있도록 번식률을 높이기 위해 분만 간격과 공태일수를 단축하는 연구, 국내산 조사료를 최대로 이용하고 사료효율을 높여 사료비 절감을 할 수 있는 기술, 유방염, 케토시스 등 대사성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술 등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국외 연구개발 동향도 살펴보면, 이스라엘, 네덜란드, 일본 등 낙농선진국에서는 생체정보인식 센서 등 사물인터넷 기기를 낙농 현장에 도입하여 스마트 낙농 구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ICT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체중, 개체상태(체온)‧행동패턴(활동시간), 산유량, 유성분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체별 발정‧질병 징후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로봇착유기 기술을 이용한 산유량별 배합사료 자동 급이기 프로그램 개발과 번식, 환경, 착유, 사료급여 등을 ICT 융합 낙농 토탈 프로그램으로 관리하는 방법 등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장치를 활용한 정밀사양을 국내 낙농 현장에 적용한다면, 빅데이터 수집 활용을 통한 과학적인 분석 모델로 생산량, 번식능력 평가 의한 경제수명 연장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낙농가의 소득 향상과 우유생산비 절감이 기대된다.

또한 사료재고 관리, 산유량 예측으로 쿼터 이상 생산되는 초과 원유로 인한 낮은 가격 원유 생산 낭비 요소를 줄일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젖소의 상태를 평가하여 도태시기 결정이 가능하고 후보축 보유를 몇 마리로 하는 것이 최적인지를 예측하여 사료 낭비 요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과거의 경험과 제한된 지식의 틀을 깨고 스마트 장비를 이용한 빅데이터 수집 분석을 통한 정밀사양을 접목하여 지속 가능하고 경제성 있는 낙농업을 해야 할 때임을 늘 염두에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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