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서준표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서준표 박사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집중호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2017∼2021년) 산사태 피해 면적은 1676ha로 과거 5년간(2012∼2016년)의 산사태 피해 면적인 927ha보다 약 749ha 증가했다.

특히 올해 서울에서 발생한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와 함께 전국적으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많은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이다. 산사태 발생 확률이 높은 환경(where, 어디에)과 비가 내리고 있을 때 산사태 위험이 큰 시점(when, 언제)을 예측하여 사전에 준비하고 대피하는 것이 산사태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산사태 위험지도’와 ‘산사태 조기경보’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산사태 위험지도 구축을 위해 과거 발생한 산사태 약 1900개소의 환경 특성을 분석하여 사면경사, 사면길이, 사면방위, 사면곡률, 지형습윤지수(TWI), 경급, 임상, 토심, 모암 등 총 9개 인자로 산사태 발생위험 확률식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1∼5등급으로 위험성을 구분하고 전국 단위의 산사태 위험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산사태 조기경보를 위해 전국의 지질과 강우분포를 고려하여 11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TANK 모델 기반의 산사태 조기경보 시스템(KLES; Korea Landslide Early-warning System)을 구축하였다. 이 시스템은 기상청의 예측 강우 자료를 통해 1시간 전의 산사태 예측정보를 생산하여 위험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가 증가하고 특히, 1970년대에 비해 2010년대에는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가 2.3배 증가하였다.

인명과 재산 피해 방지를 위해 조금 더 정확한 산사태 위험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산사태 위험지도는 공간정보(GIS) 기술로써 산지의 지형, 임상, 토질 등 관련 환경인자를 분석하여 상대적 위험도를 표현한 것으로 강우에 의한 위험성은 변화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실시간 강우의 영향에 따라 위험등급이 변할 수 있도록 동적지도를 구축하여 최근 빈발하고 있는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지도에 위험등급이 낮은(4∼5등급) 지역 또한 위험등급이 높아질 수 있도록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다른 노력은 ‘산사태 골든타임’ 확보이다. 현재는 1시간 전 예측정보만 제공되고 있는데, 좀 더 빠르게 위험성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산사태 장기예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초단기(12시간)·단기(24시간)·중기(48시간)로 구분한 산사태 장기예측정보 기술을 개발하여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산사태 위험지도’와 ‘산사태 조기경보’는 이상기후에 대비하여 선제적인 위험정보 제공으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안전한 공존을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유비무환의 자세로 산사태의 과학적인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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