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 유은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 유은하

현재 우리나라는 농업인, 협동조합, 병원, 복지회관, 건강증진센터, 상담센터, 시민농장 등 다양한 곳에서 농업의 치유적 기능을 활용하려는 활동이 전개되고 있고 제도와 새로운 사업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치유농업의 전형적 모습은 유럽의 치유농업처럼 명확하게 제시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최근 복지의 주요 대상자에게 치유농업 서비스를 연계시키려는 등 복지 분야와의 협업의 움직임은 국가 복지예산과 연계되어 있는 유럽의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 농업-복지 연계 정책이나 예산지원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않아, 치유농업이 정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농촌진흥청과 지자체의 농촌진흥기관을 중심으로 추진된 치유농업 육성 시범사업을 통해 성장한 농장들의 치유농업 사업 조사 결과를 통해 현재 치유농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치유농업 산업의 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시설적인 면에서 대부분의 농장이 생산시설 외 동식물 체험시설, 교육, 편이, 숙박, 휴양의 시설들을 구비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하는 치유농업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장애인 화장실과 주차장, 휠체어 경사로, 비상호출벨 등을 설치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 치유농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이 있는 농장은 전체 조사 대상의 28.3%로 그리 높지 않았으나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농장은 47.6%, 여러 가지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치유농업 교육을 받은 농장 역시 77.5%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단체로 고객을 받는 치유농업 사업은 큰 타격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치유농업 서비스를 하고자 했으나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너무 낮거나, 지속적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치유의 수요를 갖고 있는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 등 지속적 사업추진과 성과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장이 많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의 장애인, 치매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 사업과 연계하여 꾸준히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거나, 개인 고객의 휴양, 여가와 연계하면서 농장자원을 풍부하게 활용하여 치유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등 자신의 우수 인적, 물적 자원이나 지자체 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으로 10여 년 가까이 치유농업을 지속해 온 농장의 우수한 사례가 늘고 있다.

네덜란드 연구팀에 따르면 치유농장당 평균 매출 성장이 지난 10년간 6만 유로에서 20만 유로로 3배 넘는 성장의 경향을 보였으며 유럽의 공식적인 연합회에 가입되어 있는 치유농장의 전체 매출은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사회 시스템이나 농업을 둘러싼 상황은 유럽과 다르며, 문화도 다르다. 치유농업의 모습도 한국만의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농업 농촌에서 치유의 공간과 내용을 제공하는 사업이 그 큰 축을 담당해야 할 것이며 개인의 행복, 건강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사회적 비용 절감,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효과와 개인의 행복, 건강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법을 기반으로 농업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동물과 식물의 치유 효과 발현 원리를 검증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연령과 직업,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자원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농촌지역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농업을 통해 더 많은 국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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