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br> 축산물이용과 배인선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배인선 농업연구사

‘돼지국밥, 순댓국, 곱창구이…’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먹어봤을 이 음식들은 모두 식육 부산물을 이용한 먹거리들이다.

식육 부산물이란 가축 도축 과정에서 나오는 머리, 꼬리, 뼈, 지방, 혈액, 내장 등 정육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가리킨다. 과거엔 돼지나 소를 잡고 나온 모든 부산물을 세분하여 고루 조리해 먹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대창, 곱창과 같은 특정 인기 부위가 아니면 대부분 소비되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발간한 『소․돼지 도체수율(2021,2022)』에 따르면, 소와 돼지의 부산물 생산량은 각각 60.8% 및 46.2% 이다. 2021년 한우 평균 출하체중은 715kg, 돼지는 116kg 이다.

한우 한 마리에서 부산물 434.72kg을 얻을 수 있으며, 돼지에서는 부산물 53.59kg이 발생한다. 즉, 가축 한 마리당 생산되는 부산물의 양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출하된 소는 9,338만 6천 마리로 2017년보다 6.9% 늘어났고, 돼지는 2021년 1,838만 3천 마리로 2017년보다 9.9% 증가했다. 그만큼 부산물 생산량도 늘어났다. 고기 수요 증가로 출하되는 가축은 늘어나고 있지만 부산물은 재고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액은 식용(선지)으로 극소량 사용되는 것을 제외하고 전량 폐기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돈혈의 혈장을 식품첨가물로 가공해 사료로 사용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돈혈을 이용한 철분 보충제제가 판매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뼈를 비롯한 부산물들을 이용해 물고기와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축산 선진국들은 혈액을 포함한 부산물을 자원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외국에서는 식육 부산물 유래 생리활성 소재 활용 연구도 활발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식유 부산물 자원화에 대한 기술이 미미하여 기술적 확보를 위한 과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식육 부산물은 기능성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농촌진흥청 식품성분표에 따르면 돼지의 머리고기, 족발, 췌장과 소의 허파는 단백질을 20% 이상 함유하고 있어 고기와 유사한 고단백식품이다.

이 밖에도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이 고기보다 높은 부산물도 찾아볼 수 있다. 돼지 부산물 중, 신장은 칼슘(76 ㎎/100 g)과 나이아신(51.4 ㎎/100 g) 함량이 돼지고기보다 15배 이상 높으며, 간은 철(18.2 ㎎/100 g)과 비타민 B2(2.59 ㎎/100 g)가 돼지고기보다 10배 높다. 또한, 소 부산물의 경우, 허파에서 칼슘(106 ㎎/100 g) 함량이 소고기보다 11배 많이 함유되어 있고, 간은 소고기보다 철(8 ㎎/100 g), 나이아신(14.7 ㎎/100 g), 비타민 B2(2.23 ㎎/100 g)가 3배 이상 많다.

칼슘은 골다공증, 혈액 응고를 예방하고, 나이아신과 비타민 B2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철은 빈혈 예방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렇듯, 각 부산물이 지닌 영양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건강식이나 고령 친화 식품을 개발하면 부산물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엠제트(MZ)세대는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많아 기업에서도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버려지는 식육 부산물의 기능성을 활용하는 것은 이러한 소비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식육 부산물을 활용하여 기능성 축산물 소재 및 가공품 생산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식육 부산물의 가치를 이끌어내어 부가가치를 창출시킨다면 식육 부산물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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