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토끼의 해’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새해에는 지혜로운 토끼의 영민한 기운을 받아 쌀값을 비롯한 산적한 농업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매해 그렇지만, 지난해도 우리 농업계는 무척 어려운 시기였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원자재 파동과 달러 환율 강세로 인한 면세유, 사료, 비료 등 각종 농기자재 가격 인상이 이어졌으며, 인력 부족과 함께 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농가들의 부담이 가중된 한해였다.

국내 농축산업의 두 핵심 품목인 쌀과 한우값 하락은 심각했다. 쌀값은 45년만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9월 말 정부의 대대적인 시장격리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확기 쌀값이 정체돼 2022년산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은 전년보다 12.5%나 하락했다. 한우 평균 도매가격도 도축 마릿수 증가와 수요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보다 20% 가까이 하락했고, 올해도 사육 마릿수 증가로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태풍 힌남노와 잦은 강우 등 기후변화가 계속돼 각종 병충해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고, 물가안정이라는 이유로 농축산물 무관세 수입을 늘리면서 농민들을 크게 어렵게 했다.

새해에도 농업․농촌을 들러싼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쌀값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해를 넘기고 있는 가운데, 시장격리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으며, 농민단체간 갈등까지 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악성전염병은 사라지지 않았고, 가뭄과 장마 등 기상변화는 이제 상재화 돼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또한 지난해 2월 발효된 RCF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시작으로 CPTPP(포괄적점진진 환태평DID 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추진과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위크) 참여 검토 등 메가 FTA로 농산물 시장 개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CPTPP는 농산물 관세철폐율이 평균 96.1%로 전면개방에 가까워 국내 농업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대로는 안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우 전쟁 등의 영향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고,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농업․농촌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기다. 쌀과 한우를 비롯한 농축산물값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ASF와 고병원성AI 차단 방안 수립, 실행과 함께, 피해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CPTPP 등 메가 FTA 가입은 농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농업부문의 의견과 요구를 충분히 수렴한 후 추진해야 한다. 새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도 지방재정 확충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법 제정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농축산물 중심으로 답례품이 선정돼 농업인의 실익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게 농업․농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앞으로 4년간 지역 농․축협을 이끌 인물을 선출해야 하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농업과 농민 조합원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변하는 후보를 뽑아 협동조합을 농업인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큰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공명 정대하게 치러져야 함은 물론이다.

‘토끼의 해’인 2023년, 토끼의 지혜로 산적한 농정현안을 해결해 우리의 농업·농촌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한해로 기록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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