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우리나라 농업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쌀의 적정생산과 쌀값 안정이다. 국내 농가 중 절반 이상이 벼농사를 지으며, 쌀 소득은 전체 농업소득의 30%에 달하는 농가의 주 소득원이고, 우리 농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쌀 농업은 최근 쌀 소비 감소와 가격하락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30년 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절반수준으로 줄었으며, 쌀값은 지난해 기록적인 하락폭을 기록해, 쌀 생산농가는 물론 산지농협도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45만톤 규모의 시장 격리를 추진하면서 쌀값이 한때 회복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농가와 미곡종합처리장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시장 격리에도 1조원 가량의 재정이 투입됐다.

농식품부는 특히 올해 적정 벼 재배 면적을 6억9만ha로 보고, 새로 도입된 전략작물직불제와 지방자치단체의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등을 통해 지난해 7억2만7000ha보다 3만7000ha 줄이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벼 면적 3만7000ha 감축하면 수확기 산지 쌀값이 약 5% 상승하고, 시장격리 비용도 약 4400억원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적정한 쌀 생산량 유지와 쌀 수요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 일단 공급측면에서는 벼 재배면적 감축 추진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기대되지만, 문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쌀 소비다. 통계청의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1년 전보다 0.4%(0.2㎏) 감소했고,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라고 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 그리고 서구화된 국민 식습관의 변화 등의 탓이다.

여기에 아침밥 결식도 쌀 소비감소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통계를 보면 아침식사 결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20대의 아침식사 결식률 5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아침밥 먹는 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교내 식당에서 1000원으로 든든한 아침밥(쌀 또는 쌀가공식품)을 먹을 수 있게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28개교 5437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2022년 설문조사 결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라는 응답자 비율이 98.7%에 달했으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통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라는 의견도 91.8%였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천원의 아침밥’ 사업 참여대상을 지난해 28개교 48만6248명에서 올해 41개교 68만4867명을 목표로 잡았고, 관련 예산도 28% 증가한 7억2800만원을 책정했다.

농식품부가 밝히고 있지만, 아침밥을 먹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으로 쌀 소비를 늘리는 동시에 고물가 시대에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 아니 전국의 대학에서 시행돼야 한다. 쌀밥 중심의 건강한 아침밥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균형잡힌 식사이며. 두뇌 회전에 필요한 당질을 공급해 창의력, 기억력, 집중력, 학습력이 향상되고 과식·폭식을 막아 비만 예방과 면역력 향상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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