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박윤미 연구사

산채는 종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는 즐겨 먹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름도 생소해하며 먹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산채가 이번에 소개할 왜우산풀이다.

왜우산풀(Pleurospermum uralense Hoffm.)은 강원도 주민들로부터 특이한 맛과 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산채이다.

왜우산풀을 내놓지 않는 집은 모내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왜우산풀은 누룩치·누리대·개반디·왜우산나물 등 불리는 이름이 다양하며, 현재는 특유의 누린 맛 때문에 누룩치나 누리대로 주로 불리고 있다.

왜우산풀의 자생지는 습기가 많고 깊은 산의 계곡부로 한 개의 군락에서 수십 개의 개체만 자생하는데, 채취 시 지상부를 잘라버리는 경우가 많아 자생 왜우산풀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시장이나 마트에서 거의 판매되지 않아 일부 생산 농가에서 구입해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산채로,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왜우산풀은 4월에 주로 생산되는 두릅, 산마늘보다 생산 시기가 다소 늦은 5~6월쯤에 채취하여 먹는다. 왜우산풀의 맛을 보면 약간 구릿한 맛이 나며 방아풀이나 고수와 맛이 조금 비슷하다.

이런 누린 맛 때문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계속 먹으면 특유의 맛에 빠져들어 매년 찾게 된다고 한다. 수확시기에 연한 잎줄기는 생으로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거나 삶아서 무쳐 먹을 수 있으며, 많이 자란 것은 된장이나 고추장에 절여 장아찌로 먹으면 맛이 좋다고 한다.

미나리나 부추처럼 전을 부쳐 먹어도 맛있는데 특유의 향과 맛은 열에 약해 데치거나 가열하면 줄어든다. 그러나 뿌리와 어린잎은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우산풀은 특히 육식 위주의 식단을 즐겨 먹는 현대인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산채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왜우산풀 추출물은 인체 소화제인 아밀레이즈의 활성을 유의적으로 증가시켰는데, 전분은 1.9배, 단백질은 4배 정도의 소화력을 향상했다. 평소 고기를 먹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면, 천연소화제인 왜우산풀과 함께 먹을 것을 추천해 본다.

또 왜우산풀로부터 추출된 유용성분은 항염증 및 항암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비만, 고지혈증, 염증 치료용 조성물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특허가 출원된 바 있어 향후 건강기능식품 소재로서도 유망하다.

이처럼 기능성이 탁월한 왜우산풀이지만 대량 생산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예로부터 왜우산풀은 닭 울음소리만 들어도 죽는다고 할 정도로 재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였다.

현재도 일반 농지나 시설에서 자생지 환경과 유사한 대기 온도 및 토양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산지 재배만 가능한 실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왜우산풀과 같이 산지 재배를 통해 고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품목을 발굴하고 관련 재배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기 위한 실증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왜우산풀을 생산하고 있는 선진 임가와 협업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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