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30일 집중호우로 농경지 1380.4ha 피해
전략작목 ‘논콩’ 집중, 재파종 등 지원대책 시급

전북 부안군 행안면 논콩 재배 들녘에서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장(가운데), 김대식 한국들녘경영체전라북도연합회장(맨 왼쪽), 김근회 논콩 재배 농가가 함께 지난 6월 28일 폭우 침수 피해로 고사 되어가는 콩잎을 바라보고 있다,
전북 부안군 행안면 논콩 재배 들녘에서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장(가운데), 김대식 한국들녘경영체전라북도연합회장(맨 왼쪽), 김근회 논콩 재배 농가가 함께 지난 6월 28일 폭우 침수 피해로 고사 되어가는 콩잎을 바라보고 있다,

[전업농신문=양민철 기자] 전북 지역 논 콩 침수 피해가 심각, 정부의 특단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6∼30일까지 순창·장수·남원 등 산간지역에 300여mm 이상의 비를 뿌린 것을 비롯 도내 전역에 집중 호우가 내렸다.

집중 호우는 전북 지역 농경지 1356.6ha와 시설원예 18.1ha 등 모두 1380.4ha에 달하는 침수 피해를 입혔다.

이번 농경지 침수 피해는 대부분 전략작물 작목인 논콩에 집중 돼 무려 1300.9ha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논콩 침수 피해 면적을 보면 △부안 888.3ha △김제 276ha △정읍 170ha 순이다.

특히 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은 침수 피해를 입은 부안군에서는 관내 행안면 상습 침수지역의 논콩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군 논콩 침수 피해 888.3ha 가운데 행안면 지역의 논콩이 260여ha를 차지했다.

행안면 농민들은 올해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 논콩을 지난해보다 100% 이상 늘린 400여ha 이상을 재배,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6일 행안면 논콩 피해 농민들은 “피해지 인근에 오래전 공설운동장을 짓고 난 뒤부터 이 지역의 논이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배수로 수초 제거까지 제대로 안되는 등 복합적으로 작용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부안에서 가장 먼저 논콩 재배를 시작 13년째 콩농사를 짓는 김근회(63)씨는 “28일 새벽에 집중 폭우가 쏟아져 들녘이 온통 흙탕물의 저수지로 돌변, 논콩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겨 쑥대밭이 됐다”고 엊그제 일을 떠올렸다.

김근회씨는 “올해 30필지(3만6000평)에 조사료를 수확하고 난 뒤 지난 6월10일부터 13일까지 논콩을 기계 파종해 콩 새싹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시점에 침수된데 이어 퇴수까지 무려 30여 시간이 걸려 피해를 더욱 키웠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행안면 대초리 송호마을 김덕근(69)이장은 “정부 쌀 정책에 함께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논콩 농사에 도전, 이미 파종기와 콤바인 등 고가 장비를 구입했는데 이번 폭우 침수로 쓴맛을 봐, 앞으로 콩 농사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고 심정을 밝혔다.

현재 침]수 피해의 논콩은 습해를 받아 잎이 누렇게 변해 고사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뿌리까지 썩어갈 것으로 보여, 수확량 감소는 불가피할 할 것으로 보인다.

이모작 농사를 하는 행안지역 농민들은 대부분 6월20일을 전후해 논콩을 파종했는데 콩 새싹이 한창 나오고 있는 상황에 폭우로 물에 잠겨, 농작물재해보험(콩)에 가입도 하지 못해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폭우 침수 피해를 입은 부안군 행안면 논콩 재배 들녘에서 기계 파종이 불가능 하자 인력을 동원해 호미로 다시 콩을 심고 있다.
폭우 침수 피해를 입은 부안군 행안면 논콩 재배 들녘에서 기계 파종이 불가능 하자 인력을 동원해 호미로 다시 콩을 심고 있다.

논콩 침수는 농민들의 추가 비용 발생을 불러온다.

피해 농민들은 “현재 농지 여건상 기계 진입이 불가능하자 인력을 동원 호미로 콩을 다시 파종하고 있다면서 콩심기 인력의 하루 인건비는 14만원이다. 1필지 파종은 4∼5명이 투입돼야 한다. 1필지 기계파종 30만원에 비해 배 정도인 6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콩 농사는 깡통소득이나 다름없을 것이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피해 농민들은 “7월 초순 현재 마땅한 대체작목도 찾기 힘들다. 파종 적기를 놓쳐, 수량성 감소로 이어지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콩 심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농민들은 “상습 침수지역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안전·안심 농사를 짓는 것을 희망한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병탁 한국농어촌공사부안지사 수자원관리부장은 “이번 침수 피해지의 하나인 행안면 ‘대초지구 논콩단지 배수개선사업’(2023∼2025년)이 진행 중으로 오는 2025년 완공되면 침수지역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콩 재파종 등 침수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장을 한걸음에 달려온 장수용 회장(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김대식(한국들녘경영체전라북도연합회)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대체 작목 파종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정부가 앞장서 콩 재파종에 대한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피해 들녘이 상습 침수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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