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             약용작물과 박우태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             약용작물과 박우태 연구사

대마(大麻)는 삼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활용 용도에 따라 줄기를 활용하는 섬유용, 씨앗을 활용하는 종실용, 꽃과 잎에서 추출한 유용 성분을 의약품,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의료용으로 구분한다.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국가는 2010년 5개국에서 2020년 45개국, 대한민국과 같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국가를 포함하면 58개국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계 대마 시장규모 또한 2020년 237억 달러로 이중 의료용이 102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에는 1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료용 대마 산업화를 위한 연구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대마 자원은 섬유 생산에 맞게 육성되어 의료용으로 부적합하며, 해외 자원을 도입해 활용하면 표준화, 자원 활용에 따른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국내 의료용 대마 산업화를 위해서는 선제적 대마 육종·재배·증식기술 연구와 함께 국산 의료용 품종을 육성해 연구 현장에 빠르게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재배하는 대마는 노지에서 섬유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육성되어 키가 크고 암꽃 수량이 적어 유효성분 생산을 위한 시설재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의료용 대마 식물체 2자원을 육성했다. 이는 국내 최초 의료용 대마로 섬유용 대비 유효성분이 축적되는 암꽃 수량이 많고 시설재배에 적합하도록 식물의 형태를 개량, 1년에 4회까지 재배가 가능하다.

이 의료성분 고함유 대마(IT 342820)는 소아 뇌전증 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 성분 함량이 9% 이상으로 섬유용 대마 대비 암꽃의 수량은 1.4배, CBD 함량은 5.8배 증가하여 1회 수확 당 CBD를 8배 이상 생산할 수 있다.

도취성분 저함유 대마(IT 342821)는 도취(중독) 효과를 일으켜 마약류로 규제받는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성분 함량이 0.2% 이하이며, 국외 산업용 대마(Hemp) 기준인 미국 0.3%, 유럽 0.2% 수준으로 마약성이 낮아 흡연 등 불법적인 활용을 어렵게 하였다.

육성한 의료용 대마 2품종은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농업생물자원으로 등록·기탁했다. 국내에서 대마는 현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규제 대상이다. 이에 대마를 취급하는 연구 수행에는 여러 제약이 따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수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민간참여가 어려운 국산 의료용 대마 품종의 육성·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농업유전자원센터, 국립식량과학원, 대학, 기업 등 다수의 기관과 협력을 통해 60여 자원을 수집하고 시설재배기술을 공유하였다. 여기에 더해 WUR(네덜란드), UIUC(미국) 등 국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국외 대마 55자원(유럽 25, 미국 30)을 수집하고 육종·재배·분석 분야 선진기술을 도입해 연구개발에 활용했다.

오늘날 대마는 도취 성분을 오용하는 일로 인해 마약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그러나 사실 대마는 1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가 재배해 온 작물로 섬유·제지·건축·연료·식품·의약품 다양한 용도로 우리 곁에 함께한 고마운 존재이다.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하는 대마가 안전하게 자신의 쓰임을 모두 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대마 산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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