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일 탄력적 운영…근로환경 개선·도매시장 기능유지
2023년 11~12월·2024년 3~4월 첫째 토요일 휴업

가락시장 전경.
가락시장 전경.

[전업농신문=구득실 기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도매시장 기능 유지와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가락시장 개장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공사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 실시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도매시장 종사자들은 주 6일의 장시간 야간근무를 하다 보니 도매시장 내 인력 이탈이 가속화돼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했다. 또한 유통종사자의 연령대가 높아 근로 여건을 개선해 신규 인력을 유입하지 않을 시 도매시장 기능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가락시장 청과부류 중도매인 및 하역노조의 절반가량이 60대 이상으로, 향후 10년 후에는 8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유통종사자의 세대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공사는 가락시장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가락시장 개장일 감축 검토 협의체’를 구성해 관계기관·전문가·유통주체와 논의했다. 특히, 가락시장 주요 22개 품목의 산지를 방문해 가락시장 개장일 감축에 따른 출하자 불편 사항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출하자 조사 결과, 동절기에는 작물의 느린 성장속도, 상품보관 여건 개선 등으로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 영향을 받는 품목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감귤, 딸기, 월동채소는 출하일수 감소에 따른 품질 관리, 인력 운영, 시세 하락 등의 우려가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울특별시의회가 지난 9월 21일 주최한 공개 토론회에서 전문가, 출하자, 구매자, 유통인 모두는 가락시장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개장일 감축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다만, 시범 시행을 통해 출하자 피해 최소화 방안을 보완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공사는 산지 출하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동절기, 비수기를 중심으로 2023년 11~12월과 2024년 3~4월 첫 번째 토요일을 시범 휴업일로 정했다. 시범휴업 일자는 올 11월4일과 12월2일, 내년 3월2일과 4월6일이다.

공사 관계자는 시범휴업 요일은 거래 물량이 가장 적고 시세가 하락하는 토요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산 활어부류는 주말 영업 비중이 크고, 보관 등이 어려워 이번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범 휴업일에는 경매를 전면 미실시 하되, 정가·수의거래 및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용해 출하할 수 있도록 하고, 중도매인의 매잔품 판매 등 개별 영업을 허용해 출하자와 구매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30일 정부가 추진 중인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출범을 통해 청과부류 주요 35개 품목은 가락시장 휴업일과 관계없이 거래 및 가락시장 반입이 가능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신장식 현대화사업단장은 “지난 20년에 걸쳐 사회 전반에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도매시장도 적정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장일을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으며, 도매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해야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도 보호될 수 있고, 이번의 시범실시가 생산자·소비자, 도매시장이 상생을 모색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시범 시행을 통해 가락시장의 물량 및 시세 변화, 산지 운영 여건 분석 및 유통 주체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휴업일 확대 방향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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