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최근 농업계의 최대 화두는 올 수확기 쌀값이다. 정부는 지난 4월 6일 농업인단체와 함께한 민당정 간담회를 통해 올해 수확기 쌀값을 80kg 기준 20만원 수준 유지를 약속했고, 10월 중순 현재까지는 이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

그런데 농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 농민들 절반 이상이 재배하며 그래서 농민값인 쌀값이 더 올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비료․농약값, 인건비 등 농가 경영비 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쌀값이 80kg 기준 20만원 이상 형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홍문표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개최한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는 농번기에도 물구하고 전국의 쌀 농가와 관련 생산자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을 모색해 주목을 끌었다.

사실 쌀값은 지난해 80kg당 16만원대로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하락하며, 45년만에 가장 큰 폭락을 기록해 우리 농가들의 연평균 농업소득이 100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그 이후 쌀 농가와 농정당국의 적극적인 수급관리 노력으로 지난 5월 오름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부터 20만원대를 형성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쌀 수확이 본격화된 10월 15일자 쌀값이 지난 5월 이후 처음 내림세를 보이면서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15일자 20kg 정곡 기준 산지 쌀값(비추정 평균가격)은 80kg당 20만9548원을 기록해 열흘전보다 3.7%가 하락했다. 물론 예년에도 10월 본격 수확기 이후 쌀값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어서 현재 쌀값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는 있다.

하지만 추수가 마무리되고 쌀 매입이 본격화되면 현재의 쌀값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높은 국제유가와 인건비, 원자재 등 생산비용 상승 등으로 농업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쌀값이 하락하면 그 타격은 상상할 수가 없다.

물론 농식품부는 올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말까지 공공비축미 40만톤 매입과 함께 농협․민간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의 산지유통업체에게 벼 매입자금 3조 4천억 원을 지원해 수확기 농가 벼 판매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올해 예상생산량이 신곡 예상수요량 361만톤을 초과하지만, 현재 민간재고량과 쌀값 동향, 격리 요건과 같은 관련 규정 등을 감안할 때 시장격리 조치 없이도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낮아진 쌀값을 상승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폭등하는 농업생산비를 반영해 쌀값이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양곡 공매 또는 수입쌀 방출 등의 외부요인 개입을 최소화해야 하며, 특히 쌀값이 계속 하락할 경우는 즉각적인 시장 격리 등 정부정책 시행으로 가격 상승기조를 유지시켜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쌀 과잉구조 해소를 위해 논 타작물 재배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콩과 밀 등 쌀 이외 작물의 기계화와 단지화 지원 등을 통해 재배여건을 개선하고, 올해 처음 도입된 전략작물직불제도 더욱 확대 강화돼야 한다. 여기에 수확기에 농가벼의 50%를 매입하는 농협RPC 등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천원의 아침밥 사업‘ 등 쌀 소비촉진지원대책, 쌀 가공산업 육성 정책이 병행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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