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23년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추진성과 ③해나루영농조합법인

해나루영농조합법인 이강훈 대표와 그의 뒤를 이은 청년 농부 이현재 씨가 콤바인을 활용, 막바지 수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 이강훈 대표와 그의 뒤를 이은 청년 농부 이현재 씨가 콤바인을 활용, 막바지 수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업농신문=구득실 기자] 정부가 쌀 수급 조절을 위해 올해 벼 재배 면적을 지난해보다 3만 7,000ha 감축하는 방안을 담은 ‘쌀 적정생산 대책’을 발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벼 이외 콩, 가루쌀, 하계조사료 등 타작물의 생산 확대와 더불어 농가 판로 확보 및 안정적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 방안도 병행되고 있다. 논콩 재배 농가의 판로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는 공공 비축분과 수입처를 늘려 수급 안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콩은 최대 6만 톤까지 매입하며, 논콩의 경우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부 정부가 매입한다.

논에 콩, 가루쌀 등 전략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지원금을 제공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올해 처음 도입한 결과, 지난 11월 말 기준 전략작물직불제 이행 면적이 12만 5,000ha에 이르렀다. 올해 논콩 재배 면적은 1만 8,314ha로 전년 대비 5,724ha 증가했다. 논콩 생산량은 지난해 2만 6,000톤에서 올해 42% 증가한 3만 7,000톤 이상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논콩 안정생산을 위한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반에 걸친 컨설팅 지원으로 다수확 재배 기술에 성공한 영농법인을 찾아 그 경험과 비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벼 재배감축에 동참하고자 하는 농가나 논에 타작물로 전환한 농가 중 생산성이 저조한 논콩 생산단지의 생산량을 증대시켜, 농가 수익을 제고시키고 주변 농가들의 논콩 재배 의지 고취 등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논콩 생산단지를 대상으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위해 관련 분야에서 일정 경력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 및 현장 전문가(선도농업인)를 투입해 토양, 종자, 파종, 생장기 및 수확 등 논콩 재배 전 과정에 걸친 컨설팅과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생산성이 낮은 논콩 생산단지를 대상으로 재배 기술 컨설팅을 추진해 재배 기술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수사례 발굴 및 홍보를 통해 전국 논콩 생산단지의 상향 평준화를 도모한다.

논콩 재배기술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는 경영체 중 충남 당진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의 30년 베테랑 농사꾼 이강훈 대표와 미래농업전략연구원(원장 김윤태)의 노하우가 결합해 상생을 이룬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살펴보자.

초기 어려움 극복, 컨설팅 후 수확량 2배↑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에 가면 이강훈 대표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되면서 미곡종합처리장(RPC), 육묘장, 광역방제기, 콩 선별장을 갖추고 공동경작을 통한 소득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7년 쌀 적정 생산을 통한 수급 안정과 타작물 전환 확대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 위해 약 3ha 규모에 전략작물인 논콩 재배를 시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경험 부족과 초기 발아 지연 및 생육 부진이 수확량에 영향을 끼쳤다. 이 대표는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발전 기회와 가능성을 모색하던 중 논콩에 대한 체계적인 재배법 정립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를 계기로 전문 컨설팅업체인 미래농업전략연구원과 첫 만남이 시작됐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은 국내 수요에 비해 자급률이 낮은 품목인 콩과 밀을 벼 대체작목으로 선택했다. 재배 방식의 특성을 고려해 콩과 밀의 이모작을 적절히 활용,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쌀 적정 생산량을 실현하고 있다.

컨설팅을 받은 지 어느덧 6년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논콩 재배의 핵심은 배수, 물빠짐이 중요하다”라며 “논콩 재배 시 입모율(정상적인 어른 모로 자라는 비율)을 높이고 호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물길 내기와 두둑 만들기에 온 힘을 쏟았다”라고 덧붙였다.

논콩 재배 핵심은 ‘배수·두둑·병해충 관리’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이 재배한 ‘선풍’ 콩 생육기(왼쪽)와 수확기 콩(오른쪽) 모습.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이 재배한 ‘선풍’ 콩 생육기(왼쪽)와 수확기 콩(오른쪽) 모습. 

콩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다수확 하기 위해서는 파종부터 생육 초기 재배와 병해충 관리가 필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경지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장마나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논 가장자리에 깊은 물길을 내 물 빠짐이 잘 되게 해야 한다. 물 빠짐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논콩 수량이 증가하고 품질도 개선된다. 이를 위해 논 가장자리에 40㎝ 이상의 깊은 물 빠짐 길을 만들면 얕은 물길(20㎝)보다 수량이 약 13%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두둑은 수확할 때 사용할 콤바인과 예취기 기종에 따라 궤도 폭을 고려해 만드는 것이 좋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은 전문가의 컨설팅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8년에는 수확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참여 농가 수도 큰 폭으로 늘었고 출하량도 증가했다.

지난 6~7월 집중호우로 논콩 농사를 망친 다른 지역과 달리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은 끄떡없었다. 이유인즉 그의 오랜 통찰력과 창의력 덕이다. 그는 물에 잠긴 논콩을 바라보며, 드론을 생각했다고 한다. 드론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그 힘으로 콩 이파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콩잎을 물로 닦았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 그동안 컨설팅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폭넓은 응용력 발휘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논콩 재배기술 응용 통해 올 수확량 ‘최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 이강훈 대표가 콩 자동화 선별장에서 서리태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해나루영농조합법인 이강훈 대표가 콩 자동화 선별장에서 서리태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이 대표의 고민이 깊다. 그는 농사를 짓다 보니 3~4년 주기로 발생하는 병충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토양의 생산력을 높이고 작물의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 농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 땅의 힘 즉 ‘땅심’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어 “땅심을 위해 토양의 산성화를 개선해야 하며, 타작물로 전환하는 과감함이 필요할 때도 많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그는 서리태 재배 면적을 줄이는 대신 백태(메주콩) 재배를 늘렸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수확량 430㎏을 기록하며,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참여 경영체 20개소 중 생산단수(10a기준 평균 421㎏)가 가장 많이 나와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그 공로로 지난 5일 ‘2023 논콩 재배기술 컨설팅 성과공유회 시상식’에서 우수상도 거머쥐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이 모든 결과는 논콩 재배기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다”라며, 콩을 심기 전 종자 선별·소독, 병해충 관리부터 약제사용까지 꼼꼼히 지도해 준 컨설팅업체에 모든 공을 돌렸다.

이 대표는 컨설팅을 통해 콩을 재배할 때는 생육 초기부터 다양한 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종자소독과 더불어 철저한 예찰과 방제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쳤다고 언급했다.

그는 “논콩은 모작별로 적기에 파종해야 고품질의 콩을 생산할 수 있다. 단 단작(1모작)은 6월 상중순, 2모작은 6월 중·하순에 파종해야 한다. 특히 콩은 습해에 약한 작물이므로 여름철 장마에 따른 습해와 병해 예방을 위해 중간 배수구 정비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해나루영농조합법인의 컨설팅을 담당한 미래농업전략연구원은 작물별 재배기술 이론과 현장에서 영농장비를 활용한 작물 및 토양을 진단하는 현장 컨설팅을 통해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재배기술과 병해충 관리 기술을 신속히 지원하며 논콩 재배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국내산 콩 관련해 여러 정책을 진행하면서 관련 지원 예산도 2020년 895억 원에서 지난해 1,693억 원으로 약 90% 증액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주관하에 2022년 논콩 생산단지 재배 기술 컨설팅을 추진하는 등 재배 기술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 논콩 생산단지 재배 기술 컨설팅의 결과, 20개 경영체의 논콩 수확량은 전년 대비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2회 국산콩 우수 생산단지 선발대회’에서도 2개 경영체가 수상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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