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금협의회, “정부에 화훼산업 발전대책 등 강력 촉구”

[전업농신문=구득실 기자] 지난 10월 타결된 한국과 에콰도르의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으로 인한 국내 화훼산업계의 시름이 깊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한국·에콰도르 SECA가 타결되고 에콰도르의 절화 수출량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코트라(Kotra) 해외 시장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에콰도르의 화훼수출액은 2021년 대비 8% 증가해 약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장미 절화가 전체 에콰도르 수출 화훼품목의 약 70% 이상을 차지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적으로 화훼수요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늘고 있어 에콰도르 화훼 수출 물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생산자들은 대한민국이 세계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화훼농업인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5년 발효된 중국, 베트남 자유무역협정과 2016년 발효된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 이후 대량의 무관세 도는 저관세의 절화가 수입돼 국내 농가에 큰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2015년 콜롬비아산 장미는 22만 4,701본이 수입됐으나 2022년에는 822만 927본으로 대폭 늘었다. 베트남산 국화 역시 177만 6,966본에서 1억 693만 7,010본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콜롬비아산 카네이션과 중국산 카네이션도 각각 128만 7,380본에서 4,259만 1,269본으로, 1,030만 1,500본에서 1,270만 4,175본으로 수입량이 급증했다.

경기도 장미연구회 정수영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콜롬비아와 FTA를 체결할 때도 수입 꽃이 많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라고 꼬집으며 “협정 발효 후 에콰도르 장미가 대량 수입된다면 국내 장미 농가의 심각한 피해는 물론 절화 산업 전체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해대동화훼작목회 정윤재 회장은 “결국 수입 절화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며 화훼농가들은 타 시설채소로 전환하거나 농사를 접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산자들이 더욱 우려하는 부분은 우리 측 개방 품목 중 민간 품목으로 보호하는 품목이 ‘쌀·고추·마늘·양파(양허제외), 갈치·고등어(양허제외), 냉동새우(TRQ), 유제품(양허제외)’ 등이며 이에 주요 절화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관심 품목인 농산물의 경우 앞서 한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한-페루, 콜롬비아, 중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범위 내에서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자조금협의회 김윤식 회장은 “이번 SECA 타결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우리 농가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화훼단체, 학계와 힘을 모아 온 힘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자조금협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이번 협정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으며, 한국 에콰도르 양국간 전략적경제협력협정 발효 후 예상되는 화훼농가 피해 대책과 협정에 따른 국내 화훼산업 발전 대책 등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에콰도르 SECA에 공식 서명하고 국회 비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국과 에콰도르가 맺은 SEC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으로, 한국이 타결한 23번째 FTA다. 한국은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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