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올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계속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23일 전남 영암군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진됐다. 이로써 고병원성 AI는 지난 3일 전남 고흥 육용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모두 24건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올 겨울 고병원성 AI 위험도가 높은 엄중한 상황이라는데 있다. 지난 2016년 겨울철 2개(H5N6와 H5N8) 혈청형이 동시에 발생해 큰 피해가 있었던 사례가 있었으며, 올 겨울에도 가금농장과 야생 조류에서 2개(H5N1과 H5N6) 혈청형이 동시에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2017년 4월까지 총 383건(H5N6형 343건, H5N8형 4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3787만 마리의 오리와 닭 등이 살처분된 바 있다.

중수본은 일단 올해 고병원성 AI 확진 발생지역에서는 선제적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집중 방역조치를 취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고병원성 AI 사례 대부분이 전북 소재 가금농장에서 발생함 점을 감안해 김제시, 익산시, 완주군내 3만 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 입구에 통제초소를 설치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농장 주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이들 3개 시군에 있는 산란계 농장(35호)에는 농장별 전담관을 지정하고 전담관이 매일 농장을 직접 방문, 소독 및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점검하고 있다.

중수본은 아울러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대규모 산란계 농장, 산란계 밀집단지 관리뿐만 아니라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별 산란계 농장 등까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서 전북도에서도 겨울철 한파 시 소독 여건 악화로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를 가금농장에 발령하고 방역수칙을 전파한 바 있다.

방역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가금농가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와 협조 없이는 고병원성 AI의 확산 방지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이번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 대부분이 기본 방역 수칙도 준수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가금농가들은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핵심 차단방역 수칙은 △출입 차량은 농장주 관리하에 고정식 소독시설로 1차 소독 후, 고압 분무기로 차량의 바퀴와 하부, 차량 내부 2차 소독 △농장주와 농장 종사자를 포함한 축산 관계자는 농장 출입 시 전용 신발과 방역복을 착용하고 대인 소독을 시행한 후 출입 △축사 출입 시 전실에서 반드시 전용 장화로 갈아 신고, 손 소독 후 출입 등이다. 최근 한파로 인해 소독시설 결빙과 동파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소독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방역 제1원칙이 통제와 소독인 만큼 방역수칙은 꼭 이행해야 한다.

당연히 사육 가금의 이상 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방역 당국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특히 과거 H5N6형 발생을 보면 가금에서 감염 후 폐사가 나타나기까지 일정기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농가에서는 세심하게 관찰해 폐사 증가, 산란율 저하 외 비교적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사료섭취 저하, 침울, 졸음, 호흡기 증상, 녹변 등 가벼운 임상증상이 있더라도 즉각 알려야 할 것이다.

고병원성 AI 사태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도 필요하다. 철새도래지 출입을 자제하고, 철새도래지 출입 시에는 절대로 가금농장을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시중에 유통되는 닭과 오리고기는 철저한 검사를 통해 출하되기 때문에 식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소비촉진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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