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청룡(靑龍)의 해’ 갑진년(甲辰年) 새 아침이 밝았다. 여의주를 물고 힘차게 비상하는 ‘푸른 청룡’처럼 이 나라 농업․농촌․농민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우리 농축산업계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농업․농촌이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라 소멸위기와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인력난과 지난 봄철부터 이어진 냉해와 폭우 등의 자연재해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농자재 가격 상승과 유류비 인상, ‘럼피스킨’과 같은 신종 가축질병 등으로 우리 농축산인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기에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저율관세할당(TRQ) 등을 운용, 저가 수입농축산물을 시장에 유통시켜 국산 농축산물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농축산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

문제는 이같은 농축산업계의 어려움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데 있다. 농축산업 인력난에다 경영비 상승과 빈번해진 재해, 가축질병, 수급 불안으로 농업소득이 감소하고 있으며, 농촌 소멸도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농축산물 개방파고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메가 FTA 협상이 추진되고 있어 농축산물 시장개방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농업․농촌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범 국가적인 대책이 시급한 시기다. 농업은 식량 주권 문제의 핵심이자, 우리 산업의 근간이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 생명가치와 환경보존,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 등 다방면에 걸쳐서 농업‧농촌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식량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제공하는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선진국들과 같이 식량안보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할 국가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농축산물 가격 급등락 반복으로 인한 경영위험을 해소할 수 있도록 농가경영안전장치가 확충돼야 하며, 기후위기 속 자연재해 보상 현실화로 안정적 영농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수입에 의존한 농산물 수급 정책은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 초래할 것이므로 TRQ 수입을 통한 농축산물 수급 정책은 개선돼야 하며, 메가 FTA 협상도 시장개방의 피해 당사자인 농축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 가축질병 차단 대책 수립, 실행과 함께 피해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오는 1월 25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농업․농촌을 유지․발전시키는 큰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회원조합과 농민조합원을 대표해 농협 조직을 바른 길로 이끌고, 대 정부․국회 농정활동을 강화하면서 전체 210만 농업인 조합원의 뜻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후보를 뽑아 농업인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근본적 농업․농촌 발전대책을 마련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농업과 농촌․농업인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변하며, 미래 한국농업을 올바로 이끄는 농업정책을 수립하는데도 한 몫을 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이들 선거는 당연히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

국민 모두의 현안이며, 농업․농촌은 국민 모두의 생명줄과 같다. ‘청룡의 해’인 2023년, 이 나라 농업․농촌이 마주한 난제를 국민들과 함께 슬기롭게 해결하고, 크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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