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 전국 210만 농민 조합원과 12만 임직원을 대표할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달 25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17년 만에 부활한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1100여개 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에서 지난 2009년 290여명의 대의원 조합장만 투표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바뀌었다가, 2021년 농협법 개정으로 이번 선거부터 지역농(축)협․품목조합의 조합장 및 품목조합연합회 회장의 직접선거로 실시되는 것이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선거인단은 전국 농협조합장 1111명과 조합원 3000명 이상 조합의 조합장 2표 행사로 1252명에 달한다. 당선인은 투표권 총수의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의 투표권 총수의 과반수 득표로 결정하되, 당선인이 없을 경우 최다수득표자와 차순위득표자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한다.

농협중앙회장 연임제가 포함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출마는 무산됐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위탁 관리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0, 11일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모두 8인이 이름을 올렸다.

등록을 마친 후보는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이찬진 (전)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 전 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정병두 (전)국회의원 예비후보 △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 △황성보 경남 동창원농협 조합장(이상 가나다 순) 등이다. 농협조합장이 가장 많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 및 농협중앙회 임직원 출신, 농협 조합원도 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 5명, 충청권 2명. 서울 1명 등이다.

일단 이번 선거는 전국 조합장의 직선제로 치러지게 된 만큼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가 폭넓게 반영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지역 조합장 등 선거인단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응집력이 강해져 지연(地緣)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지역 후보자간 단일화 및 합종연횡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농업․농촌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멸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빈번한 이상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안보 위기 심화와 농업 경영비 상승 등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차기 농협중앙회장의 역할이 실로 막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급변하는 농업․농촌 환경 속에서 농민 조합원이 요구하는 변화를 실천하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회원조합에게 불공정한 경제사업과 금융사업 등의 개혁에도 차기 농협중앙회장이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합장 등 선거인단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을 철저히 살펴 농협법에 명시된 “농협중앙회는 회원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를 지킬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선거인 매수 및 금품제공, 비방․흑색선전행위 등 중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반드시 공명정대해야 한다.

13년만에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정책․공정선거’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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