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사육 한돈농가 지난해 3,300만원 적자 기록
현재 돈가 높은 생산비 감당 불가능, 대책마련 시급

표. 평균 사육규모·성적 한돈농가의 손익 분석 △자료=한돈협회
표. 평균 사육규모·성적 한돈농가의 손익 분석 △자료=한돈협회

[전업농신문=이태호 기자] 경기침체에 따라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위축돼 돼지고기 전 부위의 재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돼지가격 하락기 진입까지 겹치면서 돈가가 급락하고 있어 농가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연말·초 송년회·연휴에도 불구하고 시장수요는 없어 가공업체에서는 가공두수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공급은 늘어났으나, 급식 수요 감소와 외식 및 마트·정육점 수요 부진 등 모든 유통경로의 판매상황이 나빠지면서 덤핑까지 등장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돼지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경 4,000원대 중반으로 하락하다가, 1월초(1.2일 기준)에 들어서 4,290원/kg까지 급락한 상태다. 농가들은 현재 돈가로는 턱없이 높은 생산비를 감당하기 불가능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고 사룟값 등으로 인해 높은 생산비가 유지됨에 따라, 평균 사육규모 한돈농가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 3,300만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부채 20억 기준)은 연 6천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표2. 생산성 상하위 농가별 손익 추정(모돈 200두 기준)
표2. 생산성 상하위 농가별 손익 추정(모돈 200두 기준)

1월 돼지가격이 4,100원∼4,300원으로 전망됨에따라 평균 성적·사육규모 한돈농가에서는 월 - 2,100∼2,700만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하위 30% 구간 농가의 현금 유동성 위기가 극심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데 이 구간의 한돈농가는 지난 한 해 동안 -1억 4,400만원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올 1월 한 달에만 -2,700 ~ 3,100만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각종 자금 상환과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사료연체율 급등 등에 따라 현금 흐름이 막힌 한계 농가들의 연이은 도산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돈농가에서는 한돈자조금 등을 활용해 3월까지 대대적인 할인판매와 기업단체급식 지원, 시식회, 소비홍보 캠페인 등 자구책을 추진하나 총체적인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중·하위 한돈농가에 대한 정부의 경영안정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은 "평균 규모·성적의 한돈농가(모돈 200두, MSY 18두 기준)에서는 1월 한 달간 약 2,500만원의 적자를 내고, 고금리에 따른 월 500만원 내외의 이자부담까지 더해져 경영악화는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생산성 하위 농가에서는 사료연체율이 늘어난 가운데 현금유동성이 크게 약화돼 사료비를 갚지 못하는 등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병원성 PRRS(돼지 생식기 및 호흡기 증후군)과 돼지유행성설사(Porcine epidemic diarrhea, PED) 질병 확산과 저돈가 상황을 고려, 정부에서 수매·비축 등 선제 대응이 없을 경우 4월경 돈가상승기에 돼지 공급두수 부족으로 인해 물가는 급등하나, 정작 농가에서는 출하할 돼지가 없어 정상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위기상황이 초래될 것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한돈협회에서는 정부가 수개월 후 닥칠 위험을 미리 인식, 선제 대응하는 적극 행정을 통해 농가경영안정과 소비자물가안정, 국가세수증가(할당관세 미실시에 따른 기대효과)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긴급 한돈경영안정대책’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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