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학 합동방역대책위원회, ‘첫 구제역 대책반 회의’ 개최
농식품부, “항체 양성률 기준치 이상 유지되면 전향적 검토”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제 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민·관·학 합동방역대책위원회 ‘제1차 구제역 대책반’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제 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민·관·학 합동방역대책위원회 ‘제1차 구제역 대책반’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업농신문=이태호 기자] 지난해 12월 돼지의 주요 질병 현황과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민·관·학 합동방역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대책반별 사안에 따라 별도 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제2 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민·관·학 합동방역대책위원회 ‘제1차 구제역 대책반’ 회의에서는 구제역 관련 전문가 토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 구경본 부회장, 농식품부 구제역 방역과 김지호 사무관, 검역본부 박성한 연구사, 충남대 이종수 교수와 영일농장 왕영일 대표, 엑스피바이오 이원형 대표, 옵티팜 김현일 대표 등 현장 전문가가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엑스피바이오 이원형 대표가 ‘구제역 방역 대책 추진 현황과 계획’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고, 이어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 질병과 박성한 연구사가 나서 ‘피내 접종용 구제역 백신 개발과 산업화’ 관련 발표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구제역 백신 접종 정책 중으로 현재 수입 3사 백신을 사용해 필수 접종 중이다. 하지만 FMD(구제역) 백신 2회 접종 의무화에 따라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육 발생으로 육가공업체 정산 시 건당 1만~2만 원 페널티 부과로 한돈 농가의 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15년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FMD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육 피해 금액은 연간 2천7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손익은 통계청 생산비 기준 두당 –1만 672원, 협회 추정 생산비 적용 시 두당 –6만 4650원 적자인 상황에 이상육 페널티로 두당 1만~2만 원의 추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백신접종 스트레스로 인한 출하 일령 증가 등 추가 피해와 함께 일부 양돈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중단하자는 의견도 팽배해 이상육 발생을 최소화하는 피내접종용 백신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한돈협회는 현행 근육 부위 접종 대신 피내·피하 접종용 구제역 백신 품목허가와 상시 백신 선정 등을 통한 조기 현장 적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책위에 건의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돈혁신센터에서의 무침 주사 활용을 통한 이상육 저감 조사도 주목된다. 피내접종용 무침주사시 이상육 발생은 기존 27.1%에서 3.0%로 9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간 환산 시 모돈 240두 규모 농장에서 연간 약 4천만 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1월 무침 주사를 접종 개시한 결과에서도 평균 이상육 발생은 27%에서 현재 2%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은 “현재 농가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특히 한돈 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돼지 질병 문제가 해결돼야 농가 경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책 회의를 통해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 전문가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우리나라도 대만의 성공 사례처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시스템을 만들고 발생 시 초기에 커버할 수 있는 철저한 차단방역이 필요하다”며 “많은 회사가 피내접종용 무침주사기를 개발·준비하고 있는데 민간에서 연구 개발하는 부분들도 함께 논의해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지호 구제역방역과 사무관은 “내년 5월까지 발생이 없다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구제역 청정국 지위 신청을 목표로 추진·관리해 나가고 이상육과 부작용 문제, 구제역 백신 국산화 문제, 다른 백신 사용 등 여러 가지 사안과 데이터,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검토해 항체 양성률이 기준치 이상 유지가 되고 구제역에 효과가 있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박성한 연구사는 “피내접종용 구제역 백신 국산 상용화를 위한 ㈜FVC의 연구 지원을 독려할 계획”이라며 “국산화가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불활화 항원 외 민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반 실험실 생산 항원에 대한 피내접종을 지원하는 쪽으로 나가도 괜찮을 것이다. 민간 차원의 피내접종 등에 대한 경제성 평가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구경본 구제역 대책반장(한돈협회 부회장)은 “현재 국가가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피내접종을 한돈혁신센터를 비롯한 일선 농가외 여러 실험데이터와 검증할 수 있는 확실한 데이터를 만들어 올해 안에, 농식품부에 건의해 나가자”라며 “관련 데이터 연구 용역 발주 건과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 비백신 사용 청청국 추진 시 질병 유입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모든 사안을 안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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