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농업연구사      최경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농업연구사      최경이

수경재배는 새롭게 농사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새롭게 유입되는 귀농·귀촌 인력과 청년 농업인 중 많은 이들은 수경재배, 특히 딸기 수경재배를 택하고 있다.

이들에게 딸기 수경재배가 매력적인 이유는 우선 작업환경이 청결하기에 쾌적한 상태에서 재배관리를 할 수 있고, 공중에서 딸기가 달리기 때문에 깨끗하고 신선한 고품질 딸기를 생산할 수 있어서이다.

제초작업 노력이 적게 들고 잡초를 매개로 하는 병해충 전파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또한, 생육을 좌우하는 근권부(뿌리 부분)의 온도, 수분, 양분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기에 재배시설이나 재배기술을 통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덕분에 수경재배는 2021년 기준 전체 딸기의 약 38%(2,300ha)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면적이 대폭 증가했다.

1990년대 초반, 우리의 수경재배는 재배기술과 자재, 배양액, 급액 시스템을 선진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국산화를 위한 산학연 공동 연구 개발이 본격화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정상적으로 자란 식물체에 함유된 무기성분을 분석하여 각 성분의 함유량과 비율에 근거한 과채류 전용 배양액, 한국원예표준액과 엽채류 범용 배양액을 개발했다. 사용자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해 작물별 맞춤 비료인 ‘한방’(한국처방)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국산 배양액 시대에 돌입하는 쾌거도 이뤘다.

이어짓기 장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지하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초기에는 자갈이나 모래 등을 이용했으나 점차 구하기 쉽고 다루기 편한 피트모스, 목탄, 질석 등의 배지가 시험을 통해 농가에 보급되었고, 팽연화 왕겨, 훈탄 등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의 친환경 국산배지를 이용한 연구도 수행되었다.

최근에는 환경오염 문제와 높은 가격 때문에 대체 배지로 코이어 배지를 보급하고 있다. 양액 공급은 타이머, 적산 일사량 등을 기준으로 조절하다가 전극을 이용한 급액 조절방식, 센서를 이용한 무배액 수경재배기술까지 발전했으며 작물생산에 있어 최적의 수경재배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실증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수경재배는 작물을 재배하면서 배출되는 배액을 회수하여 재사용하느냐 또는 외부로 배출하느냐에 따라 순환식과 비순환식으로 구분한다. 순환식 수경재배는 자원 사용량과 배액 배출이 거의 없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사용한 배액을 버리지 않고 살균한 후 보정하여 재사용할 수 있는 순환식 수경재배 전용배양액을 개발, 보급했다.

또한, 배액 회수 및 원수의 혼합비율을 결정하는 배액회수 장치를 개발,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에 적용하는 연구를 시도했다. 특히 2021년부터는 딸기와 토마토, 멜론, 파프리카 등 우리나라 주요 수경재배 작물 4품목을 대상으로 배액 희석, 양분 보정 등 정밀 양분관리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비료 구매비와 탄소 배출량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우리나라 순환식 수경재배는 전체 수경재배 면적의 5% 정도에 불과하나 꾸준히 확대 보급한다면 배액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배액 재사용 법적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으며, 수경재배 발전에도 큰 진전을 이루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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