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이창묵

해마다 겨울이 되면 농가를 불안에 떨게 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작년 겨울에는 전국적인 확산으로 인해 수천만 마리의 조류를 살처분하며 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철저한 예방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겨울이 지나간 지금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또다시 우리나라를 강타할 막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에 대비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농가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수백명의 사망자를 발생하게 하여 홍콩을 강타했던 사스 바이러스나 치사율이 높아 죽음의 바이러스라 불리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고 있다.

예전부터 우리의 몸은 세포 속 유전자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로 인해 이러한 생각이 단편적인 것임이 알려졌다. 바로 이미 우리 몸은 바이러스에 의해 몇 겹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인데 인체는 유전자 주위 물질계, 몸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미생물계, 우리 몸을 숙주로 번식하는 바이러스계 이렇게 3개 계층에 의해 둘러싸여 조절된다는 것이다.

우리 몸 속에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있으며 그 수는 우리 몸 속 세포수를 능가할 정도이다. 이들은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숙주가 없이는 번식할 수 없으며 숙주가 있는 한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장내 바이러스의 종류에 대해 연구한 결과, 487개 우점 바이러스의 유전자 80%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진화에 필요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데 선수이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면 주변 환경에 맞춰 생존에 적합한 형질로 바뀌는 것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숙주는 공존하면서 진화하며 생명의 진화를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꼭 필요하다. 이처럼 인류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바이러스는 인류 진화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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