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업자 허 씨(55세)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 업무 특성 상 무릎을 굽힐 일이 많아 지난 해 초기 증상이었던 상태가 중기로 빠르게 악화됐다. 걸을 때마다 불편감이 느껴졌지만 허 씨는 일체 다른 치료는 받지 않았다. 지난해 그의 노모가 퇴행성관절염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터였기 때문에 허 씨 역시 나중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으면 되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인에 의해 줄기세포로 손상된 연골을 살리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지 않고도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내원했다. 허 씨의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줄기세포 시술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허가한 제대혈 줄기세포란?

나이가 많아 연골이 닳아 없어진 환자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고 무릎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로 ‘제대혈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무릎 관절 사이의 연골이 닳아 ‘뼈가 부딪히는 고통’을 겪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전성을 높여 의료계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무릎·스포츠센터 이준상 원장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무릎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화되면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시행하거나 인공관절을 삽입했지만 무릎연골 자체를 살릴 순 없었다”면서 “성인의 연골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탯줄 혈액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성분을 손상된 연골에 도포하면 연골 주변 환경에서 오는 자극을 받아 특정 단백질을 분비해 염증을 완화하고 연골을 회복시킨다”고 덧붙였다.

제대혈 줄기세포란 동종 제대혈인 탯줄 혈액에서 유래한 중간엽 줄기세포다. 이를 활용한 치료제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친 끝에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이 없다는 결과가 인정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제대혈 줄기세포의 장점은 다양하다. 우선 다른 사람(타가 동종)의 줄기세포로 만들었기 때문에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연령대에 관계없이 연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만 하다면 누구나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제를 만든 제약회사의 연구에 따르면, 실험에 참가한 환자들은 제대혈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을 시행한 후 6개월 뒤 80%이상 연골이 회복됐다. 한 번 시술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제대혈 줄기세포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데다 일반 주사제 형태로 만들어져 사용이 편리하다. 이는 시술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미세한 구멍 뚫어 줄기세포 도포…1시간 내에 끝나

제대혈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의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마취 후 관절강을 최소로 절개해 연골이 닳아 없어진 부위를 노출한 뒤, 그 위에 일정 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 줄기세포 치료제를 채워 넣고 주변에 바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최대 면적은 9㎠ 정도고, 시술시간은 30~60분이다.

이준상 원장은 “제대혈 줄기세포는 무릎 연골이 많이 닳은 퇴행성관절염 환자까지도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줄기세포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연골을 회복시켜서 본인의 무릎을 건강한 상태로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시술 후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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